내용요약 전문가들 “거래절벽 현실화, 당분간 지속”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연말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3기 신도시 후보지 발표, 광역교통대책 발표, 새로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의 시행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부동산 시장에 산적한 이유에서다. 연말은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고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부동산 시장이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파는 쪽과 사는 쪽 모두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부동산에 급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져 장기간 헤어나지 못했던 지난 2013년 8월(3149건)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3567건으로 집계돼 1만190건이 거래된 10월 대비 65%가량 급감했다. 현재 주택거래신고기간은 계약 후 60일 이내다. 통상 잔금 납부 시기에 거래신고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순수 계약건은 더 줄어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계약 추이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월 3000건 선도 무너질 것으로 예측했다. 거래절벽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도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에서의 관망세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0.13%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서울(0.51%→0.20%)과 수도권(0.42%→0.25%)의 상승폭 축소 정도가 특히 컸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전달(1만4946가구) 대비 5.1% 증가한 1만5711가구로 집계됐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502가구로 지방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수도권의 미분양은 6679가구로 전달 대비 12.7% 감소한 반면, 지방은 5만3823가구로 1.7% 증가했다.

◆ “거래절벽 현실화, 당분간 지속”

전문가들은 이같은 수치들이 뒷받침하는 거래절벽 현실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집값은 한 번 오르면 계속 오르고, 떨어지면 계속 떨어지는 경직성이 있다”는 전제 하에 “매도자는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것을 믿고 안 팔고, 매수자는 너무 올랐으니 이제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눈치를 보며 안 산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수자 입장에서는 현재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적극적으로 매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2~3년 동안 서울 주택 거래량이 워낙 많았기에 이같은 거래 감소가 시장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최근 2~3년 주택 거래가 평균 이상으로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거래절벽으로 볼 수 있는데 최근 몇 개월 동안 거래량은 평균에 비해 떨어졌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매수세도 꺾였고 주택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당장 거래가 활성화되고 회복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에 대한 규제도 규제지만 거래절벽은 시장 내에서도 따로 봐야할 부분이라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