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추가 인하 여력 있었다" vs "특정 시점 판단 의미無"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지난달 6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가 한 달을 맞았다. 정책 시행 10일 만에 인하폭을 뛰어넘었고, 국제유가마저 하락 기조를 걸으며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경유 가격은 연일 내림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유사와 주유소의 국제유가 하락 반영이 미흡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난달 6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가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유사와 주유소의 국제유가 하락 반영이 미흡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1475.39원)보다 3.09원 내려간 1472.30원이다. 경유는 1355.31원으로 전날(1358.37원)보다 3.06원 떨어졌다. 유류세 인하 전날(휘발유-1690.30원·경유-1495.76원)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218원, 경유는 140.45원 내려갔다. 

정부는 지난달 6일 서민 물가 안정, 내수 진작을 위해 내년 5월6일까지, 총 6개월간 한시적으로 휘발유·경유·LPG 부탄 등에 붙는 유류세를 15% 내리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 적용분과 부가가치세까지 고려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 LPG 부탄은 30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국내유가의 기준이 되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 소단협 "국제유가 하락의 국내유가 반영은 매우 미흡"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단협)는 국제유가 하락의 국내유가 반영은 매우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을 기준으로 국내유가에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하면 인하 여력이 더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소단협은 유류세 인하 발표 이전 두바이유 최고가는 지난 10월 4일 593원이었고,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11월 18일 가격은 120원이 하락해 473원이었다. 국제유가 하락분에 유류세 인하분인 123원을 더하면 총 243원의 하락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휘발유 경우 유류세 인하 정책 발표 전 최고 가격은 이달 1일 1690원이었고, 18일 가격은 135원 인하된 1555원에 그쳤다. 소단협은 18일 기준으로 108원의 가격 하락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단협은 "10월 초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하락세가 7~8주간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가공·유통비 등의 추가 요소를 반영한다 해도 국제유가 하락의 국내유가 반영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소단협에 따르면 공시일 기준으로 상승일수와 하락일수 비율이 국제유가는 상승일이 55%, 하락이 43%인 반면 국내유가는 상승일이 74%, 하락일이 25%다. 국내유가가 국제유가에 비해 사승일 비율이 높다. 공시일 100일 기준으로 국내유가 상승일이 국제유가 상승일보다 19일 많고, 하락일은 18일 적게 나타났다.  

결국,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유가 수준을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게 소단협의 주장이다. 

소단협 관계자는 "물가감시센터에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와 더불어 국제유가 하락에 대한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고 지속적인 물가감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18일을 기준으로 108원의 이하 여력이 더 남아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 캡처

◆ 업계 "공급·소비자가 투명, 특정 시점 판단 의미 없어"
  
정유업계는 정유사·주유소의 공급·소비자가는 이미 투명하게 공개돼 있으며 특정 날짜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특정 구간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국내유가는 국제유가는 물론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시차도 존재하기 때문에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유사별 공급가격은 물론 주유소 소비자 가격까지 인터넷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모든 데이터들이 숨김없이 공개돼 있기 때문에 정유사나 주유소가 편익을 취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정유 업계 한 관계자는 "유류세 세금 인하 이후 정유사, 주유소의 공급·판매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로 국제석유제품 가격 인하분 역시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좀 더 장기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주유소 판매 유류 가격은 유류세 인하 직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는 연일 연중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고, 경유는 지난 5월3일(1358.06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하루 사이에 최대 7%, 두 달 사이에 25% 이상 요동치고 있는 등 단기간에 변동폭이 큰 상황에서 특정 날짜를 선택해 가격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뿐더러 유가 정보가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가격 편취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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