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차범근과 2010년대 손흥민 '비교 논쟁' 후끈... 평행이론?
1980년대 차범근과 2010년대 손흥민 '비교 논쟁' 후끈... 평행이론?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12.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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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왼쪽) 전 감독과 손흥민이 비교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토트넘 페이스북
차범근(왼쪽) 전 감독과 손흥민이 비교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토트넘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은 나와 비슷했다.”

차범근(65) 전 감독은 지난 3월 독일 언론 빌트와 인터뷰에서 후계자를 꼽는 질문에 손흥민을 지목했다. 차 전 감독은 “손흥민은 나와 비슷했다. 헤더가 강하진 않지만, 다른 부분들은 (선수 시절의) 나와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차범근 기록까지 ‘-21골’

기록조차 차 전 감독을 뒤쫓고 있다. 손흥민은 6일(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턴과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3-1 승리에 힘을 보태는 쐐기골(후반 10분)로 유럽 1부 리그 통산 100골을 돌파했다. 이전까지 유럽 빅 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100골 넘게 기록한 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만 121골을 작성한 차 전 감독뿐이었다.

손흥민이 롤 모델로 꼽는 차 전 감독은 지난 1978년 다름슈타트를 시작으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어 레버쿠젠을 거치며 총 372경기에서 121골을 넣었다. 어린 시절부터 독일에서 성장하며 만 18세에 프로 데뷔해 유럽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뛰던 2010년 10월 말 쾰른을 상대로 첫 골에 성공한 후 8년 만에 100골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20골, 레버쿠젠에서 29골, 2015년부터 EPL 토트넘에서 51골을 꽂았다.

◇최고의 리그, 거액의 몸값 ‘공통 분모’

사실 손흥민이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2014-2015시즌까지 차 전 감독과의 비교 논쟁은 끊이질 않았다. EPL 진출 후 잠잠하던 둘의 비교는 이번 골을 계기로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이들의 위상은 시대를 떠나 몸값만 봐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차 전 감독은 지난 1979년 프랑크푸르트 입단 당시 약 6000만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당시 팀 내 연봉 4위, 리그 평균 연봉과 비교해도 3~4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일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가 발표한 이적료 가치(transfer value)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의 현재 이적료 가치는 9010만유로(약 114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이적료 가치가 6680만유로(약 848억원)였던 손흥민은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활약,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병역 특례 혜택으로 꾸준히 가치가 올랐다.

한준희(48) KBS 축구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한국인 역대 유럽 리그 시즌 최다골인 21골을 기록하며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던 2016-2017시즌 차 전 감독과의 비교에 대해 “센세이션은 차 전 감독이 분데스리가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과 비견될 만하다”며 “국내 언론을 넘어 현지 언론들이 한국 선수를 에이스로 대우해주는 경우는 차 전 감독 때나 있었던 일이다. 흔치 않은 경험이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단기간 임팩트 만큼은 분명 차 전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차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보다 오랜 기간 활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이 활약하던 1980년대 분데스리가의 위상은 유럽 리그 정점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손흥민이 뛰는 지금의 EPL은 과거보단 쇠락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랭킹 기준으론 여전히 최상위권(2위)이다. 20대 중반의 나이인 손흥민은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차 전 감독의 유럽 통산 득점 기록 경신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언론 “만화에서 튀어나온 선수”

한편 토트넘은 경기 후 구단 페이스북 계정에 "쏘니(손흥민)는 사랑입니다♡ 유럽통산 100호골 기록을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축구 담당기자 폴 윌슨은 "빠른 속도와 위치 선정능력, 발기술을 바탕으로 한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며 ”옛날 축구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하다“고 극찬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A매치 출전 등으로 한동안 혹사 논란에 시달렸던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향후 2016-2017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쳐 보이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