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더 나쁜 일자리? '무기한 연기'…쟁점은?
'광주형 일자리' 더 나쁜 일자리? '무기한 연기'…쟁점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8.12.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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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6일 모두 4시간 부분파업 단행

노조 "앞으로 투쟁방침은 노조 위원장에게 일임"

현대차 "수정안 받아들일 수 없다" 거부

'광주형 일자리' 협상 사실상 무기한 연기
'광주형 일자리'가 협상 타결 막판 노동계와 이견으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가 협상 타결 막판 노동계와 이견으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광주형 일자리, 더 나쁜 일자리?'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무기한 연기됐다.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잠정 합의안을 조건부로 수용했지만, 이날 열린 회의에서 노동계의 강력 반발 속에 잠정 안의안이 수정됐고, 현대차는 수정안을 거부했다. 이로써 6일로 예정됐던 광주시와 현대차의 투자협약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하지만 광주시와 현대차, 노동계는 앞으로도 협상을 이어가겠다며 불씨를 남겼다.

현대차는 5일 노사민정협의회가 노동계의 요구를 반영해 3가지 수정안을 제시한데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오늘 광주시가 노사민정협의회를 거쳐 제안한 내용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대차는 "광주시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 받았다'며 현대차에 약속한 안을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변경하는 등 혼선을 초래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의결사항 수정안 3안'이 '현대차 당초 제안'이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6월 투자 검토 의향의 전제 조건으로 광주시가 스스로 제기한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 결의의 주요 내용들이 수정된 바 있고, 이번에도 전권을 위임받은 광주시와 협의 내용이 또다시 수정, 후퇴하는 등 수없이 입장을 번복한 절차상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광주시가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입장문을 냈다. 광주시는 "수많은 쟁점들을 합의했음에도 노사상생발전협의회(노사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 문제로 타결이 무산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면서 "오늘 협상 타결은 무산됐으나 앞으로 시간을 갖고 다시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있어 현대차와 지역 노동계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있어 현대차와 지역 노동계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연합뉴스

◆쟁점1. 현대차와 지역 노동계의 불신

'광주형 일자리' 협상 타결에 있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현대차와 광주 지역 노동계의 신뢰 회복이다. 노사민정협의회는 광주시와 현대차가 잠정 합의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조건부로 의결했다. 이들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5년동안 유예한다'로 해설할 수 있는 1조 2항을 수정하는 조건으로 협정서를 조건부 의결했다.

4일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의한 협정서엔 '노사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조기 경영안정 및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누적 생산 목표대수 35만대 달성까지로 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신설법인 공장의 현대차 위탁 물량이 연 7만대 규모임을 감안할 때 5년 동안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동계는 5월 잠정 합의안에 담긴 '최소 5년간 유효성이 보장되도록 한다'는 내용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바 있다. 노조는 이 조항이 '노조 결성권'을 침해하는 실정법 위반이라고 맞서고 있다.

광주시는 부랴부랴 이 조항을 삭제하는 안을 포함해 3가지 수정안을 현대차에 제안했지만, 현대차는 "투자 타당성이 없다"고 거부했다.

'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논란이 거센 가운데 노조는 임금의 하향 평준화를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논란이 거센 가운데 노조는 임금의 하향 평준화를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쟁점2. 근로자 임금 하향 평준화?

'광주형 일자리' 추진의 핵심 근거는 근로자간 임금 격차다. 2014년 기준 기아자동차 노동자 임금은 평균 9935만 원, 1차 부품사는 3819만 원, 2·3차 부품사는 2716만 원을 받았다. '광주형 일자리'는 이런 임금 격차를 줄이는 '적정임금'과 주 44시간 근무라는 '적정 근로시간'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봉 3500만 원에 주 44시간 근로 안을 원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완성차 공장 노동자 평균 연봉의 절반 수준인 4000만 원 정도가 적정임금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적정 근로시간과 관련해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 1일 8시간 기준 주 40시간 근무 원칙을 고수했다. 반면 현대차는 주 44시간이 아닐 주40시간으로 하자는 건 특근비를 따로 지급하라는 것으로 인건비 증가를 우려했다.

모두 7000억 원 규모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서 광주시는 2800억 원을 참여자 투자로, 나머지 4200억 원은 금융권 차입으로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참여자 몫 2800억 원 중 광주시가 590억 원(21%)을 우회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되고 현대차가 530억 원(19%)을 투자해 2대 투자자로 참여한다. 광주시는 공장이 들어서면 직접 고용 1000명, 협역업체 등 간접고용 1만1000명 등 모두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6일 광주형 일자리에 반발하며 모두 4시간의 부분 파업을 단행한다. 연합뉴스
현대차 노조는 6일 광주형 일자리에 반발하며 모두 4시간의 부분 파업을 단행한다. 연합뉴스

◆쟁점3. 광주가 울산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

'광주형 일자리'는 완성차 업계가 지역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광주시와 울산시의 지역 감정을 부채질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가 울산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의식이 기저에 깔려 있는 셈이다. 현대차 노조가 '광주형 일자리'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위해 파업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6일 현대차 노조는 주·야간 근무조별 퇴근전 각 2시간씩 모두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아침 출근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오후 출근조는 오후 10시30분부터 7일 0시30분까지 파업한다. 애초 6일 오후 2시 울산에서는 대규모 항의집회가 예정됐지만, 비가 내리는 관계로 집회는 취소됐다. 이번 부분 파업에는 기아차 노조도 동참했다.

현대차 노조는 7일부터는 '광주형 일자리' 협약 체결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쟁방침 등을 노조위원장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하부영 노조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쟁의행위를 거치지 않은 불법파업"이라면서도 "한국 자동차노동자 전체를 위한 투쟁이기에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위기를 느끼는 노조조합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