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조조정 업계 "협력업체 구조조정 환경 만들어줘야"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절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구조조정에 성공한 협력업체들의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협력업체에 대해 출구전략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협력업체들이 효율적인 구조조정으로 출구전략을 세울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성공적으로 채무조정 등 구조조정을 마친 협력사의 구조조정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자동산 산업의 침체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측에서 구조조정 성공 기업에 대해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년 대비 내수 판매량이 늘었지만 생산량의 경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 협력사들은 최근 환율 등의 문제로 국내에서 수출됐던 자동차 부품이 수출량이 급격히 줄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에도 중소형 자동차부품업체의 3분기 실적은 부진이 이어졌다. 주요 43개 업체의 실적을 취합한 결과 합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0.3%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이 24.6%나 줄었다. 합산 영업이익률은 1.2%로 하락해 중국 사드 충격파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3분기 1.6%보다 더욱 낮아졌다. 합산 순이익은 52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동차 협력사들의 부침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 협력사인 금문산업, 다이나맥, 나노믹, 이원솔루텍 등이 회생 절차를 밟았고, 현대차 1차 협력사 리한은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다. 회생법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부품을 대는 자동차 주물 제조업체 동진주공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 최대 채권자 채권 매각에 꼬이는 구조조정 

문제는 자동차 협력사들의 구조조정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데 있다. 회생법원 첫 자율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했던 다이나맥은 결국 워크아웃 절차에 실패하고 최종 법정관리행이 결정됐다. 

자율구조조정은 회사가 우선 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채권단과 워크아웃 협의를 거치는 절차다. 곧바로 회생절차를 거쳤을 때 거래가 끊어지고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구조조정 절차다.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다이나맥의 자율구조조정 실패는 최대 채권자인 기업은행의 채권매각이 원인이 됐다. 최대 채권자가 채권을 매각해 채권자가 바뀌면서 워크아웃 협상의 구심점이 사라진 것.

구조조정 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 채권자가 시중은행인 경우 대출한 회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BIS비율 등의 이유로 채권을 매각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매각된 채권은 주로 유동화전문회사가 매입해 채무자 회사에 대해 철저히 수익성 중심의 조건을 내세운다. 회사의 구조조정 절차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업계에서는 특정 산업이 침체를 겪을 때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이 회생절차나 워크아웃 절차를 진행하면 채권매각을 제한하는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2월에 발표한 기업구조혁신 지원 방안에는 이러한 내용의 제도적 장치가 빠져 있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최대 채권자의 채권이 매각되면 기업 구조조정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며 “회생법원이 문제제기 등 금융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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