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통계청 올해 10월 기준 실업자 97만3000명 발표
서비스업은 제조업 비해 고용확대 효과 미약해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최근 내수경기 악화와 함께 고용 부진 현상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실업자가 작년 보다 7만9000명 늘어난 97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9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던 상황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실업자들이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창업을 하는 이들조차 고용 효과가 큰 업종보다 고용에 큰 기여가 없는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기업을 창업하고 장기간 사업을 유지하면 새롭게 일자리를 만드는 효과가 큰 제조업보다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서비스업으으로 창업자들이 향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 및 실업률 추이./자료=통계청.

◆제조업 창업 1%p 증가하면 고용은 3.3%p 상승해

한국은행 BOK경제연구원이 지난 11월 11일 발표한 ‘창업의 장기 고용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초기에는 직접적인 고용효과가 나타난다. 중기에는 기존 기업을 퇴출시키거나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고 지역 고용을 감소시키는 대체효과 등으로 인해 효과가 감소한다. 6년 이후부터는 공급 간접효과(기업 경쟁과 선별 과정이 활발해져 단순히 일자리 교체 이상으로 경제에 발생하는 구조적인 효과)로 인해 창업은 장기에 걸쳐 해당 지역 고용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창업기업의 고용 확대효과는 산업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창업 후 10년에 걸친 장기 총 효과를 기준으로 보면 기반산업인 제조업 기업의 창업은 고용 확대 효과가 큰 데 비해 서비스업 창업은 전반적으로 효과가 미약한 것이다.

지역 내 창업률이 1%p 상승하는 경우 약 10년에 걸쳐 지역 내 고용 증가율은 제조업의 경우 3.30%p 상승하고 통계적 유의성도 높게 나타났다.

사진=pixabay.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는 제조업에 비해 고용확대 기여가 약했다. 도·소매업, 운수업 등 유통서비스는 전박적인 고용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대체효과가 오히려 직접 고용효과를 상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도·소매업, 음식점업 등은 자영업자 비중과 폐업률이 매우 높으며 업력이 증가해도 고용규모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업에서는 정보, 통신, 방송, 금융 분야 등 지식집약적인 생산자서비스 업종에서 고용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제조업에 비해서는 큰 효과가 나타는 것은 아니었다. 창업 초기년도에 직접 고용효과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지역 내 창업률이 1%p 상승해도 지역 고용 증가율은 0.72%p상승에 그쳤다.

◆창업희망자 74.7% 서비스업 관심...제조업 창업 작년 대비 감소세

하지만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종에 창업하는 것에 훨씬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 11월 8일 통계청이 발표한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 희망자들의 창업 희망 업종이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 서비스업종에 집중된 것(74.7%)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에 비해 4.5%p가 상승한 것이다.

반면 제조업 및 건설업종에 대한 창업 선호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6년 창업희망자 중 15.4%는 제조업 및 건설업 창업을 희망했지만 올해 이 업종을 창업하길 희망하는 이들은 5%로 나타나며 2년전보다 10.4%p가 감소했다.

제조업 창업에 대한 위기는 실제로 나타나고 있었다. 작년보다 올해 제조업 창업 기업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6일 발표한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창업한 도·소매업 기업은 1만9360개로 지난해에 비해 20.2%(3,258개)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기업은 1만5516개로 작년보다 8.3%(1411개)가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10월까지 신설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4421개 증가한 8만5324개가 설립되며 지속 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신설법인은 7만7651개이며 2016년 은 7만9598개, 2017년은 8만903개 등이다. 창업기업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신생기업들은 대부분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으로 편중되고 있는 것이다.

김기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은 서비스업에 비해 고용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기간이 길게 소요되는 특징이 있지만 제조업 창업은 장기적 고용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며 “특히 고위기술 제조업종에서 공급 효과가 크게 나타났고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개인서비스·사회서비스 업종은 장기에 걸친 고용효과가 음의 값을 나타내는 등 신규진입을 통한 혁신보다는 소모적인 경쟁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과 보고서를 함께 작성한 조성철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창업의 고용 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잠재력이 높은 분야의 창업기업을 선별하고 이들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연계해 줄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ICT융합서비스 분야 등에서는 창업 생태계가 잘 조직돼 있지만 제조업의 창업 생태계 발전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고 밝혔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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