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회파, 공동투자·자회사 설립 등 판 흔들기…직진파는 실적 앞세워 정면 돌파

서울 면세점을 노리는 유통 공룡들이 입장에 따라 우회파와 직진파로 갈린다.

우회파는 호텔신라-현대아이파크,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다. 직진파는 롯데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이다.

이들이 우회파와 직진파로 방향성을 달리하는 것은 치밀한 계산에 따른 최적의 노선을 찾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직진파와 우회파 중 주목 받는 것은 우회파다. 이들도 롯데·한화갤러리아처럼 직진을 하고 싶지만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을 선택했다.

우회파중 가장 먼저 우회로, 다른 말로 '꼼수'를 찾아낸 것은 호텔신라-현대아이파크다. 호텔신라는 이미 서울시내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과점'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 현대아이파크와 공동투자회사 'HDC 신라면세점’을 설립했다. 현대아이파크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것인 약점이었다. 호텔신라와 현대아이파크는 서로의 약점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난대 없이 새로운 자회사 '신세계DF'를 런칭했다. 신세계는 현재 김해국제공항에서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해 면세점에서 신세계는 여전히 흑자전환을 하지 못했다"고 전한다. 신세계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것은 관세청의 세부평가항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차라리 실적이 없는 상태에서 면세점 사업에 참가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현대DF를 새롭게 설립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직 면세점 사업을 시작하지 않아 백지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세부평가항목 중 '중소기업지원방안의 적정성' 항목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DF'는 현대백화점과 중소기업의 컨소시엄 형태로 회사가 꾸려졌다. 유통·관광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등이 주주사로 참여했다.

직진파도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서울시내에 3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고 매출이 가장 많다. 당연히 '과점'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이렇다 할 방안을 찾지 못했다. 변화보다는 정면 돌파를 통해 평가 받겠다는 생각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업계에서 '똘똘한 후발주자'로 평가 받고 있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대단히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그룹 스타일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관세청의 평가항목에서 가장 큰 점수를 차지하는 것은 '운영인의 경영능력'조항으로 1,000점 중 300점이나 된다. 관세청은 6월 면세점 사업자 접수를 받고 7월 최종 확정한다. 대기업에 두 곳 중소기업에 한 곳을 허용할 계획이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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