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리인상, 부동산 거래 더욱 제한…대출 낀 집 구입 어렵게 할 것”

내년 부동산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바쁘게 꽉 채워 시작할 전망이다. 통상 겨울은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2018년 연말 부동산 시장은 유독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12월 한 달간 굵직한 부동산 이슈들이 줄줄이 대기한 탓이다. 3기 신도시 후보지 발표, 광역교통대책 발표,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에 대한 지원 대책 발표 등이 연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청약제도 개편안이 담겨 수요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시행일이 11일로 정해지면서 짙어져만 가던 시장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다.

이제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의 눈은 연말까지 쏟아져 나오는 부동산 대책들과 내년 한 해 부동산 시장을 받칠 ‘세 축’으로 옮겨갔다. 대출로 부풀려진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기준금리의 인상 여부가 내년에는 어떻게 예측되는지, 분양시장에는 어떤 호재와 악재가 있을지, 건설사들의 실적추이는 어떨지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9·13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급등세가 꺾여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올리자 부동산 시장은 또 한 번 움츠러들었다. 정부가 쏟아내는 고강도 규제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부동산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더해지면 수요자의 심리가 냉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전반적으로 과열됐던 시장이 진정되며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한은은 이달 말 발간하는 내년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구체적인 정책 기조를 밝힐 계획이다. 이 보고서가 내년 기준금리 인상·동결·인하 여부를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압력, 피할 수 없어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인식이 높은 상태다. 이미 최고 금리가 5%에 육박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60∼4.80%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1년간 기준금리가 동결된 와중에도 계속 올라왔는데, 지난달 금리인상을 계기로 ‘점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된 코픽스가 오는 17일 발표되면 당장 다음 날인 18일부터 주담대 금리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앞서 한은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 발표된 코픽스는 잔액기준 0.04%포인트, 신규취급액기준 0.15%포인트 대폭 올랐다.

금리인상에 더해, 올해 신(新)DTI(Debt To Income·총부채상환비율) 시행 등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며 증가세가 크게 줄었고, 9.13 대책, 은행권 DSR(Debt Service Ratio·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지표 시행효과 등이 본격화하면서 주담대 규모 증가세는 더욱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담대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방향에 따라 움직이나, 시장 리스크 및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은행의 자체적 가산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인상은 부동산 거래를 더욱 제한하고 가격 상승을 둔화시키거나 일부 지역 주택의 가격을 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하는 공격적인 투자 패턴이 점차 숨을 고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주요 금융기관별 금리전망은

주요 금융기관들은 내년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경기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내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도 내년 한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점쳤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낮은 물가상승률과 고용부진으로 금리인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전반적인 경기 둔화, 수출 증가율 둔화, 고용부진의 장기화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은 올해에만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8~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한 차례 더 한 뒤 내년에도 세 차례 정도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점진적 인상방침을 시사했다.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역전차 확대는 우려되는 점이다. 한국으로서는 인상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국간의 금리차 확대는 외인 투자자금 이탈 및 주식시장에 대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제, (정부의) 규제, 금리, 공급 등 내년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웬만한 변수가 대체로 부정적이다”며 “내년 주택경기는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세를 띌텐데 금리와 금융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