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모레 네이처리퍼블릭, 북미·유럽에 매장 오픈하며 공략 나서
글로벌 뷰티기업 도약…선진국 인지도 상승이 열쇠
이탈리아 코인백화점 바리점에 문을 연 네이처리퍼블릭 팝업스토어/사진=네이처리퍼블릭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화장품 업체들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출망 다각화는 물론 선진국에서 인정받아야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전략적인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미국 동부, 캐나다 등에 자사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 5곳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 이니스프리 1호점을 내며 미국 시장에 ‘K-뷰티’를 전파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3일 이탈리아 로마, 밀라노, 토리노, 바리에 있는 코인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밝혔다. 매장이 들어선 코인백화점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유통 채널로 이탈리아 현지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화장품 본고장인 프랑스와 더불어 럭셔리 브랜드의 원산지이자 유럽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요충지”라며 “최근 이탈리아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인 미용법은 '동안 비결'로 인식돼 K-뷰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이탈리아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 화장품 수출 미국·유럽서 뚜렷한 증가세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화장품 수출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한 해외 국가 상위 10권 내 이름을 올린 북미·유럽 국가는 총 6개 국가다.

1위는 러시아연방으로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101.5%다. 폴란드, 영국,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수출 증가율도 70% 이상을 기록했다. 북미 국가인 캐나다에서도 60% 이상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전년 대비 28.4%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비중 순위는 중국(39.1%), 홍콩(24.7%)에 이어 9%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통해 중국이나 홍콩, 베트남 같은 주요 수출국보다 수출 총량이 크지는 않지만 북미·유럽 국가에서도 K-뷰티 인지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뷰티기업 도약, 선진국부터 잡아야

이처럼 뷰티업계가 북미·유럽 등으로 수출 경로 다각화를 꾀하는 이유는 지난해 중국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타격도 있지만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선진국 시장에서도 통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860억 달러(한화 약 96조5000억원)로 최근 5년간 연평균 3.2%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 그룹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며 한국 제품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개별 국가별로는 중국, 일본, 브라질보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유럽연합 전체 시장 규모는 2위인 중국 못지않다. 규모뿐 아니라 전세계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점에서도 유럽 시장은 의미가 있다.

이승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뷰티화장품사업팀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아세안 시장 외 호주, 북미, 중동까지 수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선점한 제품들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곳에서 인지도를 쌓으면 전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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