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300억원에 입찰해 경쟁자 따돌릴 듯…바이더웨이 흡수합병도 지지부진
미니스톱 간판,/ 연합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롯데그룹에서 국내 편의점 점포수 4위인 미니스톱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편의점 업계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수 후보자들 중 롯데가 가장 높은 가격인 43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세계는 3500억원 이하로 베팅했으며 글랜우드PE의 경우 재매각을 염두하고 4000억원의 이하 가격으로 입찰에 나섰다.

이에 미니스톱의 최대 주주인 일본 이온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은 가격 인상 등 조건을 포함해 인수 후보자들의 추가 제안을 검토 중으로 보여진다.

◆ ‘롯데’ 한 지붕에 브랜드만 세가지

롯데그룹 내에는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두가지 편의점 브랜드가 동거 중이다.

이는 코리아세븐이 지난 2010년 코리아리테일홀딩스 B.V.로부터 바이더웨이 지분을 2740억원에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코리아세븐은 인수 이후 바이더웨이를 흡수합병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바이더웨이 가맹점주들의 반발로 8년이 지난 지금까지 합병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니스톱까지 인수할 경우 한 지붕에 세가지 브랜드가 공존하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본사와 가맹점주는 계약관계상 동등한 지위를 누린다.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의 계약관계도 이어받게 돼 기존 가맹점주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할 의무을 안게 된다. 최대 가맹계약기간이 5년임을 감안할 때 코리아세븐은 향후 5년간 미니스톱 브랜드를 지속 운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바이더웨이(왼쪽), 세븐일레븐 매장./ 코리아세븐

◆ 미니스톱 점주 끌어들 친화정책 있나?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세븐일레븐’ 단일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즉 바이더웨이와 미니스톱 브랜드 모두 세븐일레븐으로 전환시킨 후 폐기시키겠단 계획이다.

브랜드를 모두 사용할 수도 있지만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 측을 고려했을 때 한가지로 통합하는게 효율적이다. 특히 빠르게 통합해야 별다른 잡음도 생기지 않는다. 현재 세븐일레븐에게는 이 작업 또한 어려워 보인다.

코리아세븐은 인수한 업체들의 점포 브랜드 교체작업을 기존 가맹계약 만료시점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사에서 대규모 비용을 일시에 투자하지 않고 오로지 가맹점주들의 의지에만 맡기는 식이다. 그 결과 가맹계약 만료로 브랜드 교체 시 빠져나가는 알짜배기 점포들도 적지 않다.

이는 다른 편의점 업체들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요소다. BGF리테일은 훼미리마트에서 CU로 편의점 브랜드를 교체할 당시 2012년 8월부터 3개월 간 약 500억원을 투입해 일시에 전국 모든 가맹점의 간판과 인테리어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위드미를 이마트24로 교체하는 리브랜딩 작업을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바이더웨이 점포 수 추이./ 금감원

◆ 바이더웨이 흡수합병도 지지부진

코리아세븐은 현재 바이더웨이와의 ‘한 지붕 두 가족’ 생활도 좀처럼 끝나지 않고 있다. 

기존 바이더웨이 점주들이 현재 간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코리아세븐은 바이더웨이 점포 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 바이더웨이는 2010년 세븐일레븐에 인수(지분 100%) 된 후 독립 법인으로 각자 운영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본사와 가맹점의 최대 계약은 5년이다. 즉 2016년부터 바이더웨이 점주들의 가맹계약이 종료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코리아세븐은 이를 2년째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점주들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이후부터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 단 바이데워이 점포의 경우 100여개도 채 되지 않는다.

2010년 기준 1665개에 달했던 바이더웨이 점포 수는 지난해 약 200개로 감소한 상태다. 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1510개, 2012년 1224개, 2013년 889개, 2014년 550개, 2015년 326개 등 바이더웨이 점포들이 초기에 빠르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2016년부터 줄어드는 점포 비중이 낮아졌다.

2016년 바이더웨이는 247개 점포수를 기록하더니 2017년의 경우 213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즉 지난해 간판을 바꿔 단 점포가 34개에 불과했단 의미다.

이런 상황에도 세븐일레븐은 바이더웨이 점주들에게 간판 교체를 강제 할 수 없단 입장이다. 추가로 대규모 금액을 투자해 브랜드 교체를 진행할 계획도 없어 보인다. 현 상황에서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까지 인수할 경우 브랜드 교체와 관련된 진통은 가중될 것으로 보여진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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