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팰리세이드 2.2 디젤 7인승 풀옵션 시승기
카니발·익스플로러 등 경쟁 차종 장점 집대성
내수 역차별 없는 진정한 '국산' 패밀리 카
현대자동차는 11일 시승행사를 통해 자사의 야심작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처음 공개했다. /사진=권혁기 기자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팰리세이드(PALISADE)를 직접 운전해봤다. 해외 드라마에서 VIP 경호용 차량으로 본 듯한 웅장한 이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운전석에 앉았다. 첫 인상은 넓은 실내공간과 세련된 디자인이었다. 익숙한 기어봉 대신 전자식 기어버튼 때문이다. 시동을 걸고 출발했을 때의 경쾌한 주행능력까지…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가 점점 무뎌지고 무의미하단 느낌을 받은 순간이다.

11일 현대자동차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고안로 엠앤씨웍스에서 출발해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부평리 세종천문대까지 이어지는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고속버스 5대를 대절할 정도로 이날 행사는 국내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팰리세이드의 외형은 웅장함을 자랑했다. 데이라이트부터 전조등까지 세로로 표현된 전면부는 차를 더욱더 높아 보이게 만들었고 넓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와 함께 기존 현대차 패밀리룩을 벗어나 팰리세이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느끼게 했다.

내부는 수평을 강조해 넓은 느낌을 주었는데 결과는 성공이다. 실물 역시 넓어보였다. A필러 사이드미러에 위치했던 경계선을 없애 넓은 시야를 확보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전자식 기어 버튼. 기존 기어봉을 없애고 R, N, D, P 버튼이 자리했다. 비스듬한 경사로의 센터페시아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에어컨, 전자식 기어버튼, 다이얼식 주행모드 컨트롤러, 열선과 통풍시트 등은 직관적으로 배치돼 사용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팰리세이드의 외형은 세로를 강조해 웅장한 멋을 자랑했다. /사진=권혁기 기자

스포츠모드, 차량 흔들림없이 부드러운 승차감 유지

시승차량은 팰리세이드 2.2 디젤 풀옵션이었다. 처음 컴포트 모드로 전환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나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팰리세이드 광고에 등장한 브라키오사우르스처럼 차는 안정감있게 나갔다. 영동고속도로에 차를 올리고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했다. 그러자 팰리세이드는 브라키오사우르스에서 밸롭시 랩터(학명 벨로키랍토르)로 변했다. 시속 160㎞까지 순식간에 치고 나갔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은 여전했다. 동급 최저 중량(공차중량 1955㎏)답지 않게 흔들림이 적었다.

도착한 반환점에서 진행된 험로 주파 주행 시험은 상상 이상이다. 팰리세이드에는 동급 최초로 ▲ 스노우(SNOW) ▲ 머드(MUD) ▲ 샌드(SAND) 모드가 장착됐다. 페이스 차량의 보조에 맞춰 강가를 따라 차량을 주행했다. 머드 모드와 샌드 모드를 번갈아가며 핸들을 돌리자 팰리세이드는 운전자 뜻대로 움직였다. 특히 많이 미끄러질 것이라 생각했던 모래밭에서는 좌우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그대로 빠져나갔다.

소음 측면에서는 합격점이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시 옆 사람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였다. 다만 저속 주행시 디젤 특유의 '덜덜'거리는 약진동과 소음이 엔진룸에서 전해졌다. 기존 디젤 차량 운전자라면 '이 정도면 준수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단 이용자라면 '역시 디젤은 디젤이군'이라고 느낄 수 있다.

운전대를 타 매체 기자에게 넘기기 전 현대에서 자랑한 공간성을 확인하기 위해 2열과 3열에 차례로 앉았다. 2열은 기아자동차 카니발과 똑같이 2인승으로 중간에 통로가 있다. 청소년까지는 통로를 통해 3열로 넘어가기 충분했고 몸집이 큰 성인이라면 2열에 있는 워크인 기능을 활용해 3열로 넘어갈 수 있다.

조금 아쉽게도 보통 성인 남성이 앉으면 무릎이 2열에 닿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2열을 앞으로 조금 당기고 3열 의자 틸트 기능으로 등받이를 뒤로 젖히면 그나마 안락했다. C필러에 커다란 창은 장시간 탑승을 가능하게 할 중요한 포인트였다.

최신형 차량답게 팰리세이드는 3열 조작을 전자동으로 가능하게 했다. 네비게이션에서 3열을 접고 펼 수 있게 했다.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슷하면서도 운전석에 앉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익스플로러의 경우 3열 좌석 좌측에 버튼이 있어 3열 탑승자가 잘못 조작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팰리세이드는 3열 좌석 뒤쪽 좌측에 조작부를 넣어 안정성을 높였다. 다만 익스플로러는 3열 바닥을 깊게 넣어 확실한 8인승 차량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팰리세이드 3열은 바닥이 높아 약간 불편했다.

팰리세이드의 전장은 4980㎜, 전폭은 1975㎜, 전고는 1750㎜, 축간거리는 2900㎜이다. 그만큼 1열과 3열의 거리가 있다. 3열에 가족이 타고 있다면 소리를 지르지 않는 이상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팰리세이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운전석에 자리한 마이크를 통해 2열, 3열과 소통하게 했다. 3열에도 마이크가 있어 아이들의 의사를 쉽게 들을 수 있게 했다.

팰리세이드의 내부는 가로, 즉 수평성을 통해 넓은 실내를 자랑했다. /사진=권혁기 기자

수출용보다 내수용에 공들인 흔적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내수 역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내수용과 수출용을 비교할 때 수출용에 더욱 많은 편의사양이 포함되고 가격까지 저렴해지는 역차별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팰리세이드는 오히려 내수용에 더욱 공을 들였다. 데이라이트와 전조등 사이에 LED를 하나 더 넣어 디자인 측면에서 차별성을 뒀다.

기본 8인승(7인승이 옵션)은 기아차 카니발을 위협할 전망이다. 우선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패밀리카를 생각 하고 있는 '아빠'라면 승합차 개념이 강한 카니발보다 승용차로 활용도가 높은 팰리세이드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팰리세이드가 출퇴근용으로나 주말 가족 나들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이용(9인승 이상 차량에 6인 탑승시)이라는 메리트가 카니발에 있지만 버스전용차로가 있는 고속도로 이용 빈도를 따져보고, 매번 6명이 탑승하는지를 생각하면 팰리세이드만한 패밀리카를 생각하기 어렵다.

팰리세이드는 익스클루시브, 프레스티지 2개 등급으로 판매된다. 2.2 디젤 익스클루시브가 3622만 원, 프레스티지는 4408만 원이다. 3.8 가솔린은 각각 3475만 원, 프레스티지는 4261만 원이다. 디젤 연비는 11.5~12.4㎞/ℓ, 가솔린 연비는 8.9~9.6㎞/ℓ다.

권혁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