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요가복 전용 세제까지 등장

[한스경제 김서연 기자] 이효리, 야노 시호, 아이유, 김태리, 블랙핑크 제니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요가를 통해 탄탄한 몸매를 다진 요기니(Yogini)라는 것이다. 요가 수련하는 사람을 총칭해 ‘요기’(Yogi)라고 부르고, 그중에서도 여자 수련자를 ‘요기니’라고 한다.

기자도 요기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시절,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하루종일 자리에만 앉아있다보니 척추측만증에 걸렸고 의사가 요가를 추천해 수련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벌써 8년째 수련 중이다. 나름 오랜 기간 요가를 하며 느낀 점은 두 가지다. 해마다 학원에서 함께 호흡을 나누는 새로운 얼굴들이 많아진다는 것과 해를 거듭할수록 예쁘고 기능성 좋은 요가복이 다양한 브랜드에서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스포츠 전문 브랜드 STL 모델 야노시호. 사진=STL

◆ ‘여성 고객을 잡아야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기자가 체감하기에도 최근 몇 년간 요가복, 필라테스복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스포츠웨어는 다변화됐다. 이제는 그저 ‘쫄쫄이’에 그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 아니라 편하고 활동성 있는 스타일의 옷으로 구분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58.4%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2008년 같은 조사에선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여성 비율이 38.3%에 불과했다는 점을 봤을 때 10년 새 20% 가까이 늘어났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운동하는 여성도 늘어났지만 자기 관리에 높은 관심을 가진 여성 소비자들이 구매력까지 갖추게 되니 기성복 가격에 못지않아도 기꺼이 구매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여성 고객을 잡아야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말이 생겼고, 유명 남성 스포츠 스타만을 모델로 기용했던 스포츠 브랜드들은 점점 여성 모델의 비중을 늘려갔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그 예다. 그간 제시 오웬스, 데이비드 베컴 등이 홈페이지를 장식했으나, 최근 들어 카일리 제너, 칼리 클로스 등 여성 모델을 앞세웠다.

가수 이효리. 사진=코스모폴리탄

◆ 여성스포츠웨어 브랜드, 급격한 성장

여성스포츠웨어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미국계 시장조사회사 더엔피디그룹(The NPD Group)에 따르면 여성스포츠웨어 매출에서 여성 스포츠의류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3%가량 성장하는데 반해, 요가·필라테스를 목적으로 하는 여성 스포츠의류 매출은 무려 36%씩 성장 중이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일과 생활의 조화로운 균형) 확산 문화로 여유시간이 많아져 이를 자기관리 하는데 쓰는 여성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가수 이효리의 요가 라이프가 집중 조명된 JTBC ‘효리네 민박’과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여자 연예인의 일상에 요가와 필라테스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운동할 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데일리룩’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스포츠웨어가 늘어난 이유가 가장 크다.

이같은 인기는 실시간 검색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일에도 여성스포츠웨어 전문 브랜드 중 하나인 젝시믹스가 하루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있었다. 몸매 보정 레깅스인 ‘셀라 레깅스’를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였는데, 이 같은 ‘대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젝시믹스 외 다른 요가복 전문 브랜드 역시 이벤트를 할 때마다 검색어 상위권을 지켜왔다. 젝시믹스는 올해 400억원 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성장으로 올해 가로수길에 첫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는 지난 10일 몸매 보정 레깅스인 ‘셀라 레깅스’를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사진=젝시믹스

◆ 기존 스포츠 브랜드도 ‘요가 라인’ 선보여

스포츠 의류업계에 불어온 요가 바람에, 기존 스포츠 브랜드들도 서둘러 ‘요가 라인’을 선보이며 선점에 나섰다. 젝시믹스, 안다르, 뮬라웨어 등 이미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요가복 전문 브랜드와 경쟁을 해야 했다.

대표적인 곳이 뉴발란스다. 뉴발란스는 지난 2016년 여성 전용 제품군인 ‘뉴발란스 우먼스’를 출시했다.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인 김연아를 모델로 선정해 여성 고객을 제대로 끌어들였다. 뉴발란스 우먼스 라인은 요가나 필라테스 등에 적합한 제품을 주로 다루고 있다. 요가, 필라테스, 발레 등 뉴발란스만의 우먼스 피트니스 글로벌 프로그램도 만들어 관련 상품을 찾는 2030 여성 고객들에게 어필했다. 뉴발란스는 같은해 강남 플래스십 스토어 문을 열어 뉴발란스 우먼스의 대표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요가, 필라테스, 발레 등 20여 종류의 운동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복합 피트니스 공간이다.

뉴발란스 모델 김연아. 사진=뉴발란스

◆ 요가복 전용 세제도 등장

요가복과 필라테스복을 필두로 한 여성스포츠웨어 시장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안다르, 뮬라웨어 등 이미 요기니들 사이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은 백화점에도 입점할 만큼 대중화됐다. 그간 백화점 의류층을 차지하던 종합 스포츠의류가 아닌데도 매장을 열었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고객과의 접점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통업계에서도 이 시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애경산업의 중성세제 브랜드 ‘울샴푸’는 지난 6월 요가복, 골프의류 등 기능성 의류를 관리하는 중성세제 ‘울샴푸 스포츠’를 선보였다. 요가복이나 필라테스복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기능성 스포츠 의류 세탁에 최적화된 중성세제로 운동복에 남아있는 땀냄새 제거와 섬유의 신축성 유지, 정전기 감소에 효과를 낸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최근에는 운동복도 평상복처럼 즐겨 입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스포츠 의류의 기능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용 중성세제를 이용해야 기능성 의류 본연의 성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