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트코인 급등락,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급락 이후 최소 2년의 '숨 돌리기' 필요
전문가들 "비트코인도 아마존처럼 재기할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의 역사를 들여다본 결과 비트코인은 급락 이후 최소 2년의 숨 고를 시간을 가진 뒤 반등에 성공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BTC)이 지난달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으로 세상에 나온 비트코인은 이후 1번의 ‘급등’과 4번의 ‘급락’을 겪었기 때문. 급락과 급등 전후로 있는 상승과 하강 국면은 차치하더라도 비트코인의 흥망성쇠를 통해 다음 상승 시기를 점쳐볼 수 있어서다. 잿더미 속에서 다시 날아오른 불사조처럼, 비트코인은 다시 꺼져가는 불씨를 틔워낼 수 있을까.

12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2% 내린 3443.60달러(약 388만원)다. 비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캐시(BCH) 하드포크 전쟁이 촉발된 지난달 14일(6326달러) 이후 한 달 여 만에 반토막이 났다. 시장 불안감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 비트코인 하락장,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같은 하락장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과거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를 들여다보면 역사상 비트코인은 4번의 급락장을 겪었다. 2011년 6월과 2013년 4월과 11월, 그리고 2018년 11월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70% 이상 크게 하락하며 바닥을 다졌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비트코인의 처음은 미미했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을 통해 등장한 비트코인은 이후 수년간 1달러 미만에 머물며 가치를 인정받지 못 했다. 그 후 3년이 흐른 2011년. 잠잠하던 비트코인은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과 IT(정보기술) 종사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2011년 4월 14일 처음으로 1달러를 넘어선 뒤 6월 8일 29.60달러까지 오른다. 2개월여 만에 가치가 30배 가까이 뛴 것이다.

비트코인, 2011년 첫 번째 급락 2011년 6월을 시작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초까지 약 94% 내린 2달러까지 추락한다./사진=바이비트코인월드와이드

비트코인의 첫 번째 급락은 이 시점에 발생했다. 2011년 6월을 시작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초까지 약 94% 내린 2달러까지 추락한다. 당시 많은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으로 비트코인 투자에서 손을 털기로 결정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당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전세계 수백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

◆ 2013년 11월, 마운트곡스의 악몽

다시 2년의 시간이 흘렀다. 비트코인의 역사에서 2013년은 빼놓을 수 없는 해다. 2013년 4월 9일 비트코인은 역사상 가장 높은 230달러까지 올랐으나 2년 전과 같은 시장 불신을 이유로 같은 달 16일 68달러까지 밀린다. 이후 완만한 상승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은 11월 5일 239달러로 다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비트코인은 2013년 4월 9일 연고점을 새로 썼지만 불과 일주일만에 70%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사진=바이비트코인월드와이드

2013년 11월은 전세계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던 시기였다. 여전히 ‘알음알음’ 투자가 지속되긴 했지만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Gox)를 중심으로 당시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37억4246만달러(약 15조5200억원)를 기록했다. 이날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601억3100만달러·약 67조910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당시엔 꽤나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명성은 오래 가지 못 했다. 이듬해인 2014년부터 미국, 중국 등 각국의 규제가 시작됐기 때문.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중국 인민은행은 “비트코인은 전통 화폐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고 규제안을 만지작거렸다. 그 외 국가들도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여기에 마운트곡스가 디도스(DDos) 공격으로 파산을 선언하며 악재가 겹쳤다. 마운트곡스는 해킹으로 약 85만개의 비트코인(BTC)를 도난당했고 당시 기준으로 피해액은 4800억원에 이른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3년 11월 1200달러에서 2015년 1월 150달러까지 밀리고 만다.

2013년, 비트코인에겐 악몽같은 한 해 2013년 11월 5일 다시 연고점을 새로 썼지만 이듬해 악재가 겹치며 고점 대비 92% 수준으로 감소한다./사진=바이비트코인월드와이드

◆ 2017년 11월의 ‘재기’, 1년 후 다시 ‘곤두박질’

2017년 11월은 모두가 기억하는 ‘비트코인 광풍’의 시기다. 비트코인은 2017년 11월 1일 6500달러를 시작으로 12월 17일까지 1만9758달러를 기록하며 무려 203%의 가격 급등을 겪는다. 이 시기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에 가격 등락폭이 없다는 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가격이 충분히 더 오를 수 있다고 부채질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부의 규제 입김이 비트코인의 날개를 꺾고 만다. 해가 바뀐 2018년 1월을 시작으로 미국, 한국 등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규제안이 쏟아져나왔다. 당시 우리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논의하며 강도높은 규제책을 발표했고 이후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등 악재가 겹쳤고 현재까지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 살펴본 비트코인 가격 흐름은 ‘급락’ 이후 최소 2년의 시간을 요구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반등하기까진 충분한 시장 안정이 필요하고 이 같은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질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전문가들 역시 지금의 하락장에 낙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벤처투자가로 활동하는 루 커너(Lou Kerner)는 “아마존(Amazon)의 주가 역시 1998년 주당 300달러 이상까지 올랐지만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주당 6달러 미만으로 폭락했다”며 “그러나 2018년 9월 아마존은 주식시장에서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 두 번째 미국 기업이 됐다”며 비트코인 역시 이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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