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아쿠아맨’이 관객 앞에 나선다. DC 히어로물이 국내에서 유독 외면 받은 가운데 ‘아쿠아맨’은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히든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화려한 액션과 비주얼로 볼거리를 더하며 마블 영화에 승부수를 던질 예정이다. 다만 원작의 전형적인 스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쿠아맨’은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인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의 탄생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줄거리만 봐도 알 수 있듯 ‘아쿠아맨’은 히어로의 탄생 과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아쿠아맨 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는 아틀라나 여왕(니콜 키드먼)과 등대지기인 ‘인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바다의 왕 자리에는 별 관심 없던 아서가 육지와 바다의 전쟁을 막기 위해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펼쳐진다.

사실 상 스토리에서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다. 혼혈인 아서와 토종 아틀란스인 옴(패트릭 윌슨)의 갈등과 아서와 메라(앰버 허드)의 러브스토리 등 예측 가능한 전형적인 스토리는 자칫 지루함을 자아낸다. 게다가 ‘배트맨 대 슈퍼맨’부터 이어져 온 DC물의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이번에도 반복된다. 서로를 증오하던 아서와 옴이 어머니의 등장과 함께 갑자기 화해하는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

영화 '아쿠아맨' 리뷰

140분이 넘는 긴 상영시간에도 다 담지 못한 방대한 세계관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를 풍긴다. 액션, 로맨스, 판타지, 모험, 괴수 등이 다 담기다보니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컨저링’ 유니버스와 ‘분노의 질주: 더 세븐’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제임스 완 감독은 독창적인 하나의 세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1억6000만 달러(한화 약 1800억 원)를 들인 대작답게 화려한 미장센은 눈길을 끈다. 특히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불리는 수중 세계를 완벽히 구현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자아낸다. 제임스 완 감독의 상상력으로 만든 아틀란티스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또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탁월한 액션 연출력을 자랑한 제임스 완 감독은 이번에도 장기를 발휘한다. 아서와 옴의 불의 고리 전투신은 영화를 대표하는 명장면이다.

캐릭터들 역시 매력적이다. 아서로 분한 제이슨 모모아는 탄탄한 근육질 몸매와 허스키한 목소리로 거친 야성미를 발산한다. 아서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메라 역 앰버 허드 역시 아름다운 미모와 함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매력을 과시한다.

기존의 DC영화와 달리 압도적인 스케일과 볼거리를 갖춘 ‘아쿠아맨’이 국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러닝타임 143분. 12세 이상 관람가. 19일 개봉.

사진=워너브러더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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