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2020년까지 5G 통신장비 글로벌 3위 목표
미중 무역전쟁 화해 무드, 삼성전자에 악재?
화웨이 사태 반사익 노리던 삼성전자, 무역전쟁 화해 무드에도 가능성 여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픽사베이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임시휴전’한 직후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글로벌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체포되면서 삼성전자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이어졌다. 5G 통신장비 사업을 두고 두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미국산 콩 수입 재개와 멍완저우 부회장 보석 석방 등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의 5G 통신장 사업의 앞날은 다시 안개 속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를 설정,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4세대 LTE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1%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두 배를 끌어올려 글로벌 상위 3위권까지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무선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28%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에릭슨(27%) ▲노키아(23%) ▲ZTE(13%) 순이다.

삼성전자는 4G에서 5G로 바뀌는 세대 변화를 이용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통신장비사업 수장을 전경훈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그는 네트워크사업부에서 5G 기술 개발을 담당한 인물이다. 회사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사업 강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 화해 무드, 삼성전자에 악재?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화해 무드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동맹국을 대상으로 화웨이, ZTE 등 중국기업의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압박해왔다.

실제 일본 정부와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라쿠텐 등 현지 통신사들은 최근 중국기업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도 같은 입장이다. 한국의 경우 LG유플러스(화웨이 장비)를 제외한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 장비를 상용한다.

그러나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휴전’ 직후 미국산 콩 수입을 재개했다.

화웨이 ‘0순위’ 후계자의 체포 당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을 가진 날이었다. 이에 일각에선 중미 무역전쟁이 더욱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중국의 미국산 콩 수입 재개는 화웨이 사태와 차원이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산 대두는 가축사료의 주요 원료 중 하나다. 그런데 미국산 대두 수입선이 막히면서 중국인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돼지 가격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중국 서민들의 불만이 나날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콩 수출 재개로 중서부 농업지역인 ‘팜벨트’ 농민의 민심을 일부 잠재웠다. 이들은 2016년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중 무역전쟁 틈을 타 5G 통신장비 사업 글로벌 영토확장을 노리던 삼성전자 입장에선 두 나라의 화해 무드는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 1일 캐나다 공항에서 체포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 여전히 유효…삼성전자 반사익 가능성 커

다만 멍 부회장이 향후 미국 송환 및 재판 등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화웨이 사태가 앞으로도 미중 무역협상에 변수가 되리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물론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무역관계 완화와 화웨이 체포 사태 사이에서 분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 CBS 인터뷰에서 ‘화웨이 사태’가 “양국간 무역협상에 큰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내가 하는 일(무역협상)과 행정부의 무역정책 결정 과정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푸젠성 푸저우 중급법원은 애플의 퀄컴 특허침해를 이유로 아이폰 6S와 6S Plus, 7, 7 Plus, 8, 8 Plus, X 등 7개 기종의 중국 내 판매 중단 판결을 내렸다. 이는 멍 부회장이 체포되기 전인 11월30일에 나왔지만, 항소심이 예정된 점을 고려하면 양국의 무역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국도 정부 차원의 공식적 조치는 없지만, 민간 기업 위주로 화웨이의 경쟁사인 애플 제품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8회계년도 애플 순매출액 중 범중국(대만, 홍콩 포함) 지역 매출 비중은 19.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역전쟁이 계속된다면 화웨이 점유율은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미국이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화웨이의 미국 경쟁사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사드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 나라는 이러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미중 정부가 통신장비 시장에 개입해 견제하면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웨이 사태나 무역전쟁으로 인한 영향은 전혀 없다”며 “일개 기업이 해당 현안과 관련해 언급되는 것 자체 부담”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