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베트남 자동차 기업 타코 그룹, 박항서 감독에 억대 포상 지급

베트남 정부, 자동차 부품 수입 무관세…자국 기업 육성에 총력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메이드 인 베트남.'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0년 만에 '동남아시아 월드컵' 스즈키컵을 제패하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 반열에 올랐다. 박 감독의 인기는 2002년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능가한다. 베트남의 주요 기업은 박 감독의 노고를 치하며 거액의 포상금을 건네고 있다.

베트남수출입은행과 TP은행, 가전업체 아산조, 이동통신업체 비나폰은 각각 10억 동(한화 약 486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슬라이딩도어 업체 유로윈도는 15억 동(7290만 원)과 5억 동(2430만 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준다. 여기에 아시아태평양 그룹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빌라 바우처 42억 동(2억400만 원)을 쐈고, 베 그룹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포상금 20억 동과 차량호출서비스 1년 무료 이용권을 지급했다. PHG록스는 대표팀 가족에게 36억 동(1억1750만 원) 상당의 스마트 도어벨 1000개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기업은 베트남 자동차 업체 타코 그룹이다. 타코 그룹은 베트남 대표팀에 20억 동(9740만 원), 박 감독에게 10만 달러(1억1400만 원)을 줬다. 박 감독은 1억여 원의 포상금을 베트남 축구발전과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곧바로 기부해 훈훈함을 더했다. 베트남의 쌀국수 한 그릇이 약 15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포상금이다.

동남아시아 축구의 변방이었던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이끈 박 감독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베트남 기업에 '꿈은 이뤄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완성차 생산을 노리는 타코 그룹은 박 감독의 성공을 롤 모델로 완성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자동차 기업 타코 그룹은 베트남산 완성차 생산을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타코 그룹 홈페이지

타코 그룹은 올해부터 자동차 부품 수입 관세가 사라지면서 기회의 땅이 된 베트남을 향해 물밀 듯 밀려오는 수입차들과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타코 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로 대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타코 그룹은 최근 일본 마즈다 차량의 조립공장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생산 공장의 모든 부품의 국내화(메이드 인 베트남) 비율을 40%까지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타코 그룹은 12조 동(5820억 원)을 투자해 연간 10만대를 생산하는 마즈다 차량 생산 조립 공장을 4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현대 타코 그룹은 베트남 현지에서 타코 트럭과 타코 버스를 선보였고, 기아자동차 등 모두 7개 국외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 기업의 완성차 생산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수입 관세를 없앤 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 자동차 생산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국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와 인도와 같이 자국 자동차에 대한 특별소비세 면제도 검토하고 있다. '메이드 인 베트남'을 외치며 베트남 산(産) 완성차가 도로를 누빌 날도 머지 않은 셈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가능성과 동시에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몇몇 베트남 기업은 현지 생산보다는 수입판매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의 낮은 기술력과 생산성, 작은 시장 규모 때문에 공장 운용보다는 완성차 수입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의 자동차 시장은 협소하다. 2013년 승용차와 상용차를 모두 더한 총판매량을 11만 대에 불과했다. 단 3년 만인 2016년 판매량을 3배 가까이 끌어 올렸지만 여전히 총 판매량은 30만 대로 미미하다.

'메이드 인 베트남 카(car)'를 향한 베트남의 '꿈'이 현실로 이어질지 베트남 자동차 기업의 도전이 시험대에 올랐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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