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재현 회장 "글로벌 영토 확장 성공해야 CJ 미래 밝아"
CJ 올해 해외 냉동식품 업체 3곳과 M&A
냉동식 위주로 변한 세계 입맛 사로잡기 시동
CJ그룹 본사에 들어가는 직원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CJ그룹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총력을 쏟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회사의 탄탄한 사업 분야인 냉동식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정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수한 미국·독일 냉동식품 업체와 CJ 자체 브랜드인 '비비고'가 시너지를 내 그룹의 미래를 이끌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CJ그룹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글로벌 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근희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등 주요 경영진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현 회장 "글로벌 영토 확장에 미래 달려"

이날 회의에서 이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CJ가 세계적인 그룹으로 우뚝 서야 안정적인 미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식품, 문화, 바이오, 물류 등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데 용이한 분야”라며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얼마나 글로벌 영토 확장을 하느냐에 따라 CJ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사업에 ‘죽을 각오로’ 매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의 이런 의지는 최근 CJ그룹의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CJ는 지난 8월 미국 냉동식품 전문 업체 카히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했다. 지난 11월에는 미국 2위 냉동식품 전문 업체 쉬완스컴퍼니도 인수했다. 올해 CJ가 진행한 3건의 M&A(인수합병)는 모두 냉동식품 관련이며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한다.

CJ그룹 사상 역대 최대 인수 규모인 쉬완스컴퍼니는 현지에 17개 생산 공장과 10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피자·파이·아시안 애피타이저 등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네슬레와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업체다.

앞서 인수한 미국 카히키는 1961년에 설립된 냉동식품 업체로 냉동 일품요리, 냉동덮밥류, 에그롤 등 냉동간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유통 채널은 월마트와 샘스클럽 등 대형 유통채널을 포함해 약 2만여 개다. 마인프로스트 역시 다양한 냉동식품을 제조하고 있는 업체로 CJ제일제당과 2010년부터 현지 냉동만두 생산 등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잇따랐던 이 같은 M&A는 현지 노하우가 있는 업체 인수를 통해 아시아는 물론 서양인들의 입맛까지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투자·트렌드·관심…'3박자는 갖춰졌다'

CJ는 그룹의 전신인 제일제당의 오랜 식품 제조 노하우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대세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냉동식품'은 이런 날개짓을 위한 '히든 카드'다.

냉동식품을 들고 CJ가 가장 먼저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음식료 시장 규모는 전 세계 2위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이중 냉동식품은 전체 12%로 금액으로는 약 500억 달러(한화 약 57조원)로 추산된다.

전세계적으로 가정식 대체식품(Home Meal Replacement·HMR) 찾는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도 매년 2% 이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간편식인 ‘비비고’ 시리즈가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기존 강자인 해태 ‘고향만두’가 오랜 기간 내려놓지 않았던 국내 1위 자리를 빼앗았다. 간편하게 끓여먹는 ‘비비고 국물요리’는 출시 30개월 만에 누적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 HMR 매출액은 2016년 1000억원에서 2017년 2400억원, 2018E(예상치)는 3500억원으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기준 전년비 45.7% 성장으로 전체 HMR 시장 성장률인 20~25%보다 높다.

이처럼 CJ가 글로벌 역량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세계적인 식품 트렌드가 간편식 위주로 변화하고 있는 점, 서구권에서 아시아 푸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CJ의 이번 도전은 그룹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 회장이 이날 회의에서 “각 사업에서 글로벌 넘버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역량 확보가 기본”이라며 “필사의 각오로 분발해 반드시 빠른 시일 내 글로벌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가 이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된다.

이재현 회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