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부터 김승연까지' 재계, 베트남을 블루오션으로 점찍은 까닭
'이재용부터 김승연까지' 재계, 베트남을 블루오션으로 점찍은 까닭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8.12.17 23:56
  • 수정 2018-12-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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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삼성·SK·롯데·한화 수장, 약속이라도 한 듯 베트남행
경제성장률 높고, 文 정부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로 '베트남' 꼽아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재계가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그리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까지 재계 수장들이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베트남을 '포스트 차이나'로 점찍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며 올해 2월 조현준 회장을 시작으로 10월 이재용 부회장, 11월에는 최태원 회장 그리고 이달에는 신동빈 회장과 김승연 회장까지 재계의 굵직한 수장들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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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베트남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 경제 성장률·젊은 노동력·신남방정책·중미 무역 분쟁까지

재계가 베트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크고 젊은 양질의 노동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역시 베트남 투자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6.81%로 전 세계 성장률인 3.6%를 훌쩍 넘는다. 아세안(5.2%), 한국(3.0%)보다도 높다. 베트남 인구는 9649만1000명으로 1억명에 달하는 데다 평균 연령도 낮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은 전체 인구 9500만명 가운데 약 30%가 15~34세로 젊은 노동력이 풍부하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역시 재계의 베트남행을 부추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응웬 티 킴 베트남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은 신남방정책의 핵심파트너"라며 "우리 정부는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한-아세안 관계가 실질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베트남측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남방정책의 중심으로 '베트남'을 꼽은 것이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높여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 중심의 교역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한반도 경제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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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트님 외국인 투자환경 비교. /표=한국경제연구원

◆ '포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는 베트남…박항서 매직도 한몫

여기에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외국인 투자 환경까지 겹치면서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제조업 해외직접투자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대 한국 제조업 해외직접투자액의 44.5%를 차지했던 중국 비중은 2017년 27.6%로 축소됐다. 반면 1990년대 3.7%에 불과했던 베트남이 17.7%까지 확대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대(對) 베트남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3% 증가한 47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223억5000만달러, 2015년 277억7000만달러 그리고 2016년에는 326억6000만달러로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액은 1000억달러(약 107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연은 한국 제조업 해외투자의 중심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것은 양국의 외국인투자 환경 및 정책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2008년부터 자국기업(33%)에 비해 유리했던 외자기업의 법인세율(15%~24%)을 첨단산업 등을 제외하고 25%로 단일화했다. 이밖에 저부가가치,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가공무역 관련 투자를 제한하면서 투자 금지·제한 품목을 확대했다. 중국 정부의 소득분배 개선 조치로 인해 최저임금 등 노동비용이 꾸준히 상승한 것도 투자 환경을 악화시켰다. 

반면, 베트남은 하이테크 산업분야에 대해 4년간 법인세 면제 혜택(이후 9년간 50% 감면)을 주고, 일반기업의 외국인 투자한도도 철폐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 가능분야 제한과 외국인의 베트남 내 부동산 취득요건을 완화했다. 특히 임금은 중국의 50% 수준이다. 중국 제조업 월평균 임금은 470달러인 반면, 베트남은 216달러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베트남 전역에 불고 있는 '박항서 매직'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베트남 사령탑 부임 후 2018 AFC U-23컵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4강 그리고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베트남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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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들은 젊고 풍부한 노동력, 소비시장 확대, 외국 투자 기업에 대한 각종 우대혜택, 미중 무역갈등, 자국 기업 보호주의 정책 등이 겹치면서 베트남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 재계 "모든 상황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중국 내 외국투자기업 우대 축소와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중국 투자가 줄어들고, 각종 우대혜택을 늘리고 있는 베트남과 같은 신흥국으로의 과감한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경기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생산기지 다변화 전략 마련과 함께 규제 개혁을 통한 국내 투자 여건 개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강호민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베트남은 젊고 풍부한 노동력과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시장 확대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대한상의는 베트남상의와 함께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자국 기업 보호주의 정책이 증가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의 3위 수출국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