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카드, 손보 이어 롯데캐피탈 매각 공식 발표 예정
금융지주사 VS. 대기업…매각 주인 찾기
지난달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공식화한데 이어, 롯데캐피탈 매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을 공개 매각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롯데카드·손보에 이어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롯데그룹이 카드·손보·캐피탈을 각각 매각하거나 2개씩 혹은 금융계열사 패키지 매각 등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번 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롯데캐피탈 매각 공식 시기를 검토 할 예정이다. 또한 롯데그룹이 다음주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IM) 발송에 착수한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앞서 롯데는 지난달 27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에 이어 이번에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처분에 나선 것은 지주사 전환 완료 차원이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 이외 지주회사는 지주사 전환 또는 설립 2년 이내에 금융 관련 회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따라서 롯데는 내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 차를 두고 롯데캐피탈 매각 발표가 이루어 지는 것에 대해서는 업계 시각이 엇갈렸다. 롯데캐피탈이 고수익 매물인 만큼 내부 매각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오히려, 인수후보자에게 호응이 떨어지는 카드·손보와 패키지 매각으로 탄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올 3분기 기준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자산은 각각 12조9269억원, 13조3507억원으로 롯데캐피탈(7조5089억원)보다 덩치는 크지만, 누적 순이익은 각각 729억원, 619억원을 기록해 롯데캐피탈(950억원)에 못 미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롯데지주 등이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을 호텔롯데 등 지주사 우산 밖에 있는 계열사로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롯데캐피탈은 금융계열사 중 상위 수익성 및 자산건정을 유지하는 알짜 매물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748억원, 2015년 888억원, 2016년 1054억원, 2017년 1175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경영권 변동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아닌 이유도 있다.

다만, 호텔롯데를 통한 롯데캐피탈의 내부 계열사 간 거래는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나 공정거래법을 회피한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롯데캐피탈의 지분 대부분은 호텔롯데(지분율 39.37%), 롯데지주(25.64%), 롯데건설(11.81%), 부산롯데호텔(11.47%) 등 롯데 계열사가 갖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롯데지주와 롯데건설 소유의 지분 37.45%를 내년 10월까지 처분해야한다. 비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금융회사 지분 보유와 지주회사 계열사의 금융회사 지배 모두 금지 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종적으로 호텔롯데도 지주 체제 산하에 편입되면 다시 롯데캐피탈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이번에 매각 절차를 확실히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금융지주사 VS. 대기업…주인은 누가 될까

18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주관을 맡고 있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한 달여 간 진행해온 매도자실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두 회사에 대한 투자 하이라이트와 산업·기업 현황, 전망 등이 상세내역이 담긴 투자설명서(IM)를 잠재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전망이다.

인수후보로는 국내 금융지주사와 대기업 등이 꼽힌다. 국내 금융지주사 후보로는 내년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기업 유력 인수후보로는 금융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화그룹 등이다.

금융지주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금융계열사를 강화하고 종합금융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중 카드와 캐피탈은 모두 자체 수신 기능이 없어, 시장에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발행한 자금을 토대로 운용한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탄탄한 금융지주사가 이들을 인수하면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동시에, 신규 고객 확보와 롯데그룹으로부터 금융거래 수임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기업 유력 인수후보인 한화그룹은 보험업에 편중된 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그간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금융계열사 확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인수에 성공한다면 지배구조개편 작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기존 갤러리아백화점카드를 범용 신용카드로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캐피털업에도 신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 유통이나 디지털 사업에서 롯데의 고객 망까지 흡수해, 빅데이터 활용 가치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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