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반도체 산업 호황 꺾여, 내년 생산 증가율 6.8%…전년比 17.4%p ↓
최태원 회장, 2024년까지 46조원 투자 기조 유지
SK하이닉스 "내년 D램·낸드 글로벌 점유율 더욱 확대할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산업이 내년 호황이 한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장기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유의 뚝심 경영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19일 오전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M16 공장 기공식에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참석한다.

이번에 첫 삽을 뜨는 이천 M16은 총 15조원이 투입돼 오는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이천 본사에 5만3000㎡의 규모로 건설된다. 완공되면 이곳에서는 10나노급 D램을 집중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청주 M15 공장은 지난해 4월 15조5000억원이 투입됐다. 3D 낸드플래시 전용공장으로는 최대인 23만㎡ 규모다. 이르면 내년부터 72단 3D 낸드플래시의 생산하고, 향후 개발단계인 5세대 96단 낸드도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합류해 약 4조원을 투입, 글로벌 2위 낸드플래시 사업자인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 뛰어들어 지분 약 15%를 확보했다.

◆최태원 회장, 반도체 ‘미래 먹거리’ 낙점…고점 논란에도 투자 ‘지속’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까닭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2015년 반도체 사업에 총 46조원(2024년까지)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 11조4168억원, 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 등 모든 부문에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1~3분기까지 누적실적은 매출 30조5069억원, 영업이익 16조4136억원, 순이익 12조1421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이 인수하기 전 유동성 위기로 부도 직전까지 몰려 수차례 주인이 바뀐 점을 고려하면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내년에는 꺾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연합뉴스

◆SK하이닉스, 반도체 호황 둔화에도 글로벌 점유율 확대 전망

산업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부문 생산 증가율은 6.8%로 두 자릿수(24.2%)를 기록한 올해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증가율은 9.3%로 올해(30.9%)의 3분의 1 수준으로 예상했다. 다만 관련 산업이 불황 국면에 접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4차 산업과 관련된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외형이나 수익성의 증가율은 둔화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삼성전자는 43.4%의 점유율을 기록, 업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2위로 29.1%를 달성했다.

한국 반도체 쌍두마차가 무려 73% 수준의 점유율로 D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40.8%로 1위, 이어 도시바(16.4%), 웨스턴디지털(13.5%), SK하이닉스(11.3%) 순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약점으로 지적받던 낸드에서 마이크론(10.3%)을 추월하는 동시에 3위인 웨스턴디지털(13.2%)을 바짝 추격했다. 여기에 M15 가동을 시작으로 낸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전략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태원 회장은 최근 연말 임원 인사에서 SK하이닉스의 수장을 이석희 사업총괄 사장으로 교체했다. 박성욱 부회장도 지난 6년간 회사를 이끌며 글로벌 3위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시켰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한 차원 높은 ‘첨단 기술’ 수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즉, 일시적인 성장통이 예상되지만, 지속인 투자와 적폭적인 지원을 통해 더 높은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회사 측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업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4차산업 등과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부사장이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강조했다시피 하반기가 되면 상승 반전까지도 예상해볼 수 있고, 이 때문에 투자계획을 연간이 아닌 분기별로 정해 (시장 상황에 맞게)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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