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타트업은 물론 '라이벌' SK이노베이션과도 손잡아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GS칼텍스가 이종은 물론 동종업계와 동침도 마다치 않으며 협업에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협업·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GS칼텍스는 , 이종업계 스타트업은 물론 '업계 라이벌'인 SK에너지과 손잡고 4차산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 '동종 라이벌' SK에너지·'이종' 롯데렌탈·스타트업과 '콜라보'

GS칼텍스는 올해 '업계 라이벌'인 SK에너지, 이종업계 스타트업과 손잡고 4차산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6월 SK에너지와 손잡고 주유소 네트워크 및 보유 자산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로 했다.

두 업체의 첫 번째 협력사업은 지난 9월 론칭한 C2C(Customer to Customer) 택배 집하 서비스 '홈픽(Homepick)'이다. 택배회사는 집하 부담 및 배송시간이 단축돼 물류 효율성이 높아지고, 고객들은 기다리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개인 택배 전문 서비스다. 

지난 10일에는 주유소 기반 스마트 보관함 서비스인 '큐부(QBoo)'도 내놓았다. 큐부는 고객이 주유소 내에 설치된 스마트 보관함을 활용해 택배 보관, 중고물품 거래, 세탁, 물품 보관 등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규 비즈니스다. 

최근에는 롯데렌탈과 한 배를 탔다. GS칼텍스는 롯데렌탈의 자회사인 카셰어링 그린카에 총 35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크린카는 국내 최초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한 업체로 6500대 차량과 300만 회원수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1위 렌터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렌탈과 협력도 기대된다. 

이밖에도 GS칼텍스는 국내 대표 자동차 O2O(오프라인 투 온라인)  서비스 '카닥',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커머스 솔루션 업체인 '오윈' 등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 협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GS칼텍스는 카탁과 고급형 편의점·카페를 결합한 주유소를 선보이고, '자동화된 손세차' 개념의 업그레이드된 세차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오윈과 협업을 통해서는 주유소에서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자동 결제 시스템으로 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커넥티드카 커머스는 결제수단과 연동되는 디지털 아이디를 자동차에 부여해 자동차 자체가 결제 플랫폼이 되는 결제 서비스를 말한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만 있다면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업변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GS칼텍스

◆ 4차산업 대비해 영역 제한 없이 신사업 모색한 허진수 회장

GS칼텍스의 이같은 행보는 평소 업계 간 유기적인 협업으로 공유 경제를 강조해 온 허진수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4차산업을 준비하면서 주유소, 충전소 등 기반시설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허 회장은 지난해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만 있다면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업변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에는 사내 메시지를 통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이 일상생활에 접목되며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어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도 생겨날 것"이라며 "주유소·충전소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직원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등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인한 위기와 기회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는 그린카 투자를 통해 카셰어링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차량을 서비스 형태로 이용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서십을 구축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GS칼텍스와 그린카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서로 다른 기술이 융합하는 협업의 장이 될 것이므로 이종업계간 유기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영역에서의 적극적 협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SK에너지와 협업에 대해서는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양사의 공통 지향점이 이번 제휴 사업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보유한 양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가 급변하는 가운데 한 기업의 경쟁력만으로 살아남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협업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고,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업종을 떠나 전방위적으로 협업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가, 환율 등 대외 영향에 취약한 정유사업 특성과 친환경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협업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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