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中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 타격...중장기 전망은 낙관적
3개월 간 삼성전기 주가 변화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삼성전기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10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26일 기록했던 연고점(16만6000원) 대비 37.7%나 하락한 수준이다.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수요 감소 심화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 9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간 삼성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MLCC 수요 부진 전망이 나오면서부터다. 4분기는 전통적 스마트폰 비수기인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달부터 MLCC 납품 물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삼성전자·애플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정보기술(IT)용 MLCC 공급량이 감소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재고 조정 폭이 지난해보다 큰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번 분기에는 국내 고객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실적 반영 수준도 미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 1위인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라 미국과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는 중”이라며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가 당초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기 수원 본사 전경. /사진=삼성전기 홈페이지

◆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4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 밑돌 것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당장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한 달 전 3740억원 수준에서 3700억원으로 낮아졌다. 증권가에서는 MLCC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4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3574억원)과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315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94.5% 가량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분기보다 22.3% 감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주 들어 주요 증권사 4곳이 삼성전기의 실적 추청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내렸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8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기존 22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변경했다. 김록호 연구원은 “MLCC 업황이 양호하더라도 글로벌 경기 악화와 스마트폰 수요 둔화 전망으로 주가 수준이 높게 유지되기 어렵다”며 “다만 MLCC 수요 감소 우려가 실적에 반영되기 전부터 주가가 선제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중장기적 실적 개선 전망…전장용 MLCC 비중 확대

다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기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MLCC의 수요 감소에도 평균공급가격(ASP)은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앞으로 수요가 회복되면 삼성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IT용 MLCC보다 판매단가가 높은 전장용 MLCC 비중이 점차 확대된다는 분석이다.

노경탁 연구원은 “내년에도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반등하기 어렵지만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전장용·산업용 MLCC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MLCC 사업부의 실적 개선 전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강호 연구원 또한 “전장용 MLCC 비중이 올해 7~8%에서 내년 14%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5세대 이동통신(5G) 영향으로 IT용 고용량 MLCC 수요가 증가하면 고수익성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내년 1분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출시 효과로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10 출시에 따라 소형·고용량 MLCC을 중심으로 채용원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기가 카메라모듈의 트리플 카메라를 주도적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ASP와 가동률이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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