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유업계 재고평가손실 불가피·정제마진 하락·유가 전망도 흐려
국제유가 폭락에 유류세 인하 극대화…내년 1월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 1300원대로 떨어질 듯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국제유가가 두 달 사이에 40%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은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는 울상을, 소비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국제유가가 두 달 사이에 40% 폭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은 가운데 국내 소비자와 정유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4달러(7.3%) 내려간 46.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약 3년 만의 최대 낙폭이자 지난해 8월20일(45.96달러) 이후로 16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올해 최고점일 찍었던 10월3일(76.41달러)과 비교해서 40% 폭란한 수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62% 하락한 56.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도 지난 10월3일 고점(86.29달러) 대비 35% 가량 폭락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 역시 전날(58.92달러)와 비교해 1.71달러 떨어진 57.21달러에 거래됐다. WTI, 브렌트유 그리고 두바이유까지 모두 올해 연중 최저치다. 

국제유가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와 정유업계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지난달 6일부터 시작된 15% 유류세 인하와 함께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국내유가의 하락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9일(한국시간)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평균 휘발유 가격은 1422.55원이다. 유류세 인하 전날(1690.30원)과 비교해 무려 리터당 267.75원이 떨어졌다. 이날 경유 평균 판매가는 1316.95원으로 유류세 인하 이후 리터당 178.81원 내려갔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유가는 국제유가와 연동된다"면서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했기 때문에 향후 국내유가 역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내유가는 국제유가에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내년 1월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13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유업계는 울상이다. 급락하는 국제유가에 재고평가손실은 물론이거니와 정제마진 반등 가능성도 작게 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서는 재고평가손실을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유가가 떨어져도 소비가 늘어나면 긍정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소비 시장 역시 움츠러들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 역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최근 두 달 사이에 40%가 하락하면서 재고평가손실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늘면서 정제마진 역시 하락 기조에 있다. 여기에 겨울은 계절적 비수기"라고 말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한 석유정보기관에 따르면 내년 원유 공급량은 늘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미국, 브라질 등 비(非)석유수출기구(OPEC) 국가의 내년 하루 공급량은 올해보다 22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2%포인트 떨어진 3.5%로 예상되면서 원유 수요 증가세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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