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임기정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어지럼증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심한 경우 청력까지도 잃을 수 있어…정확한 진단·치료 중요
임기정 이비인후과 교수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제공=고려대 안암병원

[한스경제=김소희 기자] 누구나 한번쯤은 겪을 만큼 어지럼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지럼증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어지럼증의 원인이 심각하지 않지만 머리나 귀, 심장, 혈관 등 심각한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어지럼증, 가장 큰 원인은 빈혈이 아니다

임기정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증에 대한 오해가 많다’며 사실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지럼증이라고 하면 흔히 빈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어지럼증의 20~50% 정도가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해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 다양한 과에서 진찰되곤 한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 진단이 중요하다”며 “어지럼증이 있다고 무조건 빈혈이라 생각해 철분을 섭취하면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이 생겼을 때 ‘잘 먹으면 낫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 또한 틀린 말이다.

임 교수는 “영양분이 부족하면 어지럼증을 느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영양분의 부족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어지럽다 해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추후의 치료에 있어서 방해가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자율신경계나 심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더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임 교수는 “추워지면 자율신경계나 심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더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추위로 자율신경기능이 증가되고 교감,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며 몸의 긴장도가 증가해 신체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일교차가 심할 때는 심뇌혈관질환이 증가해 어지럼증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력까지 잃을 수 있는 어지럼증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뺑뺑 돈다 △앞이 캄캄하다 △아찔하다 △몇 걸음 걸어 구토한다 △안색이 창백하다 △식은땀이 흐른다 등으로 증상을 설명한다. 연관 질환에 따라 귀가 먹먹하다든지 눈이 침침해지고 발음이 잘되지 않는다는 경우도 있다.

만약 어지럼증이 나타났다면 청력이 손실될 수도 있는 만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귀의 전정기관과 세반고리관은 각각 위치와 회전기능을 담당하는데 한 쪽 귀가 소실되거나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심한 회전성 어지러움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임기정 교수에 따르면 귀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어지럼증으로는 첫 번째 이석증이다. 이석증은 전정기관에는 이석이 있어 몸이 흔들림을 감지하는데, 이석이 떨어져나가 부유성 석회화 물질이 되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는 질환을 말한다. 주요 증상은 주변이 빙빙 돌고 한쪽으로 기울여지며 땅이 울렁거리며 특히 아침에 증상이 심해진다.

두 번째는 전정신경염으로, 전정신경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질환이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구토가 자연적으로 발생해 수 시간 동안, 길게는 하루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는 메니에르병이다. 메니에르병은 귀에 물이 찬 듯이 먹먹하게 느낌이 동반되는 증상으로, 달팽이관 안에 내림프액 순환이 정상적이지 못할 때 달팽이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초기에 귀가 먹먹한 느낌,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생기다 이후 압력이 쌔지면서 달팽이관이 터져 극심한 어지러움을 경험할 수 있다.

임기정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짠 것, 단 것, 매운 것, 국물, 소금, 설탕 등 인공적인 것을 많이 섭취해 생기는 현대의 문명병 같은 것이라 이런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약물 치료의 경우 이뇨제를 복용해 염분을 배출해 주는 것이 좋다. 청력이 떨어져가는 경우 스테로이드를 복용해 청력을 보존한다. 또한 정말 어지러울 때를 대비해서 어지럼증 비상약과 안정제를 준비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에 가서 청력검사를 받고 청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돌발성난청 같은 경우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방치 시에 평생을 청력을 망가진 채 살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