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나금융그룹 핀테크 계열사 핀크서 출시한 기명식 선불 '병맛'카드
'긁을 때면 난 울어', 유병재 굿즈 젊은층에 인기
최대 3% 캐시백 혜택에 소비습관 개선까지
요즘 핫하다는 '유병재 한정 핀크카드'인 '병카'로 결제를 했다. 커피숍 직원은 "스티커를 붙인 게 아니라 이렇게 나오는 카드냐"고 물으며 신기해 했다. /사진=권혁기 기자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트레이드 마크 '황니'(黃齒), 고이 기른 턱수염, 노란머리, 보기만 해도 억울함이 느껴지는 슬픈 눈망울, 방송작가 출신 방송인 유병재(30) 얘기다. 케이블 채널 tvN 'SNL 코리아 시즌3' 작가였던 유병재는 프로그램 속 코너인 '극한 직업'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일베에서 나 까는 글들을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제대로 살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냐 (feat. 아프니까 청춘이다)', '수지가 아까울까 이민호가 아까울까…? 시간이 아까웠다' 등 촌철살인 어록도 유병재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그런 유병재를 모델로 한 카드가 출시돼 눈길을 끈다. AI 기반 모바일 금융서비스 핀크(Finnq)는 지난 3일 하나카드와 손잡고 핀크머니 결제 전용 선불카드 '핀크카드'를 출시했다. 특히 유병재의 얼굴을 입힌 일명 '병카'는 총 4만장 중 발매 15일 만에 2만장이 발급됐다. 유병재를 모델로 기용해서 '병카'인지 병맛카드라 '병카'인지 모르겠으나 특히 20대 '인싸템'(인사이더 아이템을 줄인 신조어)이라고 하니 서둘러 신청했다.

먼저 스마트폰에 핀크 앱을 설치했다. 등록계좌가 없는 이용자에게는 핸드폰 번호로 구성된 핀크계좌가 제공된다. 해당계좌는 KEB하나은행의 가상계좌다. 카드 신청은 앱에서만 가능하다. 기본 디자인인 '핀고, 소비를 부탁해' 버전과, 유병재가 IC칩 부분을 입에 넣으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넌 감자침 난 IC칩' 버전, 눈가가 촉촉한 유병재의 얼굴이 들어간 '긁을 때면 난 울어' 버전 중 눈물의 '병카'를 선택했다. '난 IC칩'보다 조금 덜 '병맛'스럽다는 생각에서 였다.

요즘 '핫 아이템'이라 그런지 발급에 1주일 이상 걸린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다행스럽게 카드는 일찍 왔다. 실물을 받아보니 소장 가치는 있어 보였다. 획일화된 다른 카드들과 차별성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매장에 가서 '병카'를 내밀었을 때 직원의 반응이 궁금했다. 선불카드이니 우선 발급받은 KEB하나은행 계좌번호로 10만 원을 입금했다.

핀크는 KEB하나은행 가상계좌를 받아 사용할 수 있다. 가상계좌에 일정 금액을 입금하고 선불카드로 쓰면 된다. 매일 쓴 내역으로 소비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권혁기 기자

어디에 써볼까 고민하다 우선 일본어로 '큰창고'라는 뜻의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에 가 '병'을 고르고 '병카'를 내밀었다. 캐셔가 피식 웃었다. 기사 작성을 위해 커피 전문 체인점 '이○○'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결제는 '병카'로 했다. '이○○' 직원은 '병카'를 보고 "스티커를 붙인게 아니냐"면서 "이런 카드는 처음본다.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간단하게 '병카'에 대해 설명해줬다.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 카드를 받은 사람들은 신기해하거나 웃었다.

핀크는 핀크계좌에 연결된 저금상품인 '습관저금'도 운영 중인데 연 2.0% 금리를 제공한다. '습관저금'이란 자주 소비하는 카테고리를 지정하면 해당 카테고리 카드 결제 시 핀크계좌에서 설정한 금액이 습관저금으로 자동 저금되는 상품이다. 예컨대 저금 카테고리로 '커피'를 선택하고 커피숍에서 결제를 하면, 미리 지정한 금액이 핀크계좌에서 습관저금으로 자동 저축이 된다. 결제 금액 대비 10%를 저금액으로 설정할 경우 5000원마다 500원이 자동으로 '습관저금'에 이체된다. 매일 5000원씩 30일동안 커피를 마신다면 1만5000원이 저금하는 셈이다.

핀크에서는 매일 즉석복권처럼 긁을 수 있는 '황금 병재를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혁기 기자

'AI핀고'는 슬기로운 금융생활을 돕는다. 이용자가 사용한 내역을 살펴볼 수 있는데 내역마다 '괜히 썼어', '잘 썼어'를 선택해 자신의 소비 패턴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선택할 때마다 1원씩 적립이 된다. 그리고 즉석복권처럼 긁을 수 있는 '황금 병재를 찾아라'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1등 총 20명에게 순금 3.75g(1돈)을 준다.

이밖에 내년 3월 말까지 해외송금 관련 수수료를 면제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까지 총 5개국에 보낼 수 있다. 필리핀의 경우 해외 휴대폰 번호만으로도 송금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캐시백 혜택도 있다. 실적에 따라 10만원 이상 사용 시 0.3%, 30만원 이상이면 0.5%, 50만원 이상이면 1.0%의 캐시백을 증정한다. 또 핀크카드 사용으로 30%의 연말정산 혜택도 챙길 수 있다.

핀크의 가장 아쉬운 점은 계좌에 등록 가능한 은행이 아직 부족한 점이다. 핀크 계좌에는 최대 50만원까지 넣을 수 있고 타 은행 계좌를 연결 등록하면 200만원까지 늘어난다. 그런데 등록 가능한 은행이 ▲하나은행, ▲우체국, ▲새마을금고, ▲신협, ▲전북은행, ▲광주은행, ▲케이뱅크로 한정 돼 있다. 등록 가능한 계좌가 없다면 주거래 은행 앱이나 송금 앱에서 핀크계좌로 이체해야 한다.

핀크 관계자는 한국스포츠경제에 "아직 등록 가능 은행이 많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병카'의 뜻에 대해 "유병재 카드라는 뜻에서 만든 애칭 '병카'도 맞고, '병맛카드'라는 의미의 '병카'도 맞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유병재'일까. 관계자는 "'유병재 굿즈'가 유행했던 것처럼 젊은 층에 유병재가 핫한 것도 있지만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할 경우 발급 건수는 많을 수 있지만 사용 빈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라며 "핀크는 이용자의 계획 소비 등 긍정적인 금융생활을 위한 상품"이라고 부연했다.

권혁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