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흥민, 왼발·오른발 가리지 않는 '양발잡이'
올 시즌 6골 가운데 5득점 '왼발 마무리'
손흥민(오른쪽)이 지난달 25일 첼시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올리고 있다. /EPL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축구에서도 일종의 '레프트 프리미엄'이 있다. 왼발을 잘 쓰는 선수가 더 대접을 받는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오른쪽을 많이 사용하고,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도 중심 자체가 오른쪽 플레이로 맞춰진다. 왼쪽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건 본능이다. 왼쪽을 잘 활용하면 상대 선수의 본능적인 반응을 역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축구에서 생겨난 단어가 바로 '왼발의 달인'이다.

손흥민은 '왼발의 달인'이다. 아니, '양발의 달인'이다. 오른발과 왼발 모두 잘 쓴다. 특히 슈팅 파워가 일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와 함께 치른 혹독한 훈련의 보상이다. 오른발과 왼발로 모두 드리블이 가능하고, 슈팅 또한 자유자재로 때린다. 왼발잡이 선수들보다 왼발을 더 잘 쓰는 오른발잡이. 아이러니한 표현을 쓰게 만들 정도로 양발 사용능력이 탁월한 손흥민이다.

올 시즌 유럽 무대에서 만들어낸 6골 가운데 5득점을 왼발로 마무리했다. 유럽 진출 후 기록한 102득점에서 왼발 골은 41(오른발 54골, 머리 7골). 최근 왼발골이 더 많아지면서 오른발-왼발의 균형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가 됐다. 왼발잡이보다 왼발을 더 잘 쓴다는 평가도 나오고, 유럽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아예 왼발잡이인 줄 착각하는 팬들도 꽤 있다.

손흥민의 월드컵 골도 모두 '왼발 피니시'였다. 손흥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두 차례 월드컵에 출전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다. 두 번의 대회에서 3골을 터뜨렸다. 알제리, 멕시코, 독일의 골망을 갈랐다. 3득점 모두 '왼발 마무리'였다. 알제리와 경기에서 멋진 보디 페이크로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땅볼 슈팅으로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었고, 멕시코와 경기에서는 오른발 헛다리 드리블에 이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독일을 상대로는 50m 이상을 질주한 뒤 왼발로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또 다른 'A매치 왼발골의 추억'도 꽤 많다. 그는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인도전에서 왼발로 데뷔골을 작렬했다. 후반 35분 구자철의 스루패스를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A매치 첫 골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손흥민의 왼발은 계속 빛나고 있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 연장전에서 차두리를 패스를 왼발 벼락골로 마무리지었고, 호주와 결승전에서는 후반 종료 직전 왼발로 극적인 동점골을 생산했다. 올해 5월 온두라스와 경기에서는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로 골문을 뚫어냈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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