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이스피싱, 메신저 피싱, 등 다양한 금융 사기
온라인 오픈마켓 '주문 승인' 문자 사기도 기승
출처 불분명 파일은 그대로 삭제해야
주거래 은행, 카드사 통해 내역 확인
당신이 알아뒀으면 하는 금융 사기 예방법. /사진=픽사베이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기자는 딱 10년 전 이상한 일을 경험했다. 갑자기 국제전화도 아닌 이상한 번호로 계속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다. 받으면 아무 말이 없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 몇 번이나 "여보세요"라고 해도 응답이 없었다. 끊어도 다시 걸려오고, 끊어도 다시 걸려와 그냥 무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난 후 그제서야 전화가 좀 잠잠해졌다. 그러자 아버지께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지는 "너 사고 당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고 "그게 무슨 소리시냐. 저 잘 있다"고 답했다. 확인해보니 모르는 번호로 "아들이 크게 다쳤으니 당장 돈을 보내셔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당황해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계속 통화중이니 사실 확인을 못해 걱정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이게 바로 보이스피싱이구나'라고 생각했다.

1년쯤 뒤 이번에는 031로 시작하는 일반 전화를 받았다.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 "고객님 카드가 불법 사용돼 검찰에서 조사가 들어왔다"며 "검찰청에 연결해드릴테니 끊지 마시라"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연결 신호음이 들려오고 한 남성이 빠르게 "검찰청 000 수사관입니다. 카드가 불법으로 사용됐는데 고객님 카드 사용 여부를 확인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황당하고 말이 너무 빨라 "네? 뭐라고요?"라고 하자 다시 한 번 앵무새처럼 그대로 읽었다. 또 "뭐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그냥 전화를 끊었다. 2번째 보이스피싱이었다.

그리고 3번째는 메신저 피싱이었다. 카카오톡이 출시되기 전 언론사들 중 경제 파트는 삼성fn 메신저를 주로 썼고, 일반적으로는 가장 보편화된 네이트온을 많이 썼다. 그날도 네이트온에 접속해 있었다. 같은 매체 조00 선배가 말을 걸어왔다. "잘 지내지?"라는 말에 "네. 선배"라고 답했다. 같은 매체인데 "잘 지내지"라는 말이 이상하긴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러자 갑자기 "요즘 좀 힘들다"면서 "부탁인데 혹시 돈 좀 빌려줄 수 있겠느냐. 며칠만 쓰고 돌려주겠다"는 메시지가 왔다. 곧바로 "야! 세상 참 돈 벌기 힘들지?"라고 하자 "응. 요즘 잘 안 걸려서 힘들어. 너처럼 눈치 빠른 사람들이 많아"라는 답이 돌아왔다. "잘 살라"는 마지막 멘트 등 이때 나눴던 대화는 꽤 인상적이었다. 몇시간 뒤 진짜 선배는 단체문자로 '해킹을 당했다'며 '절대로 돈을 빌려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는 3만996건, 피해금액은 1796억원에 달했다. 전년동기 대비 피해건수는 40.6% 가량 증가했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과거 현금 인출 유도형에서 ▲ 대출 사기형 ▲ 채용 빙자형 ▲ 기관 사칭형 ▲ 메신저 사칭형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피해 연령대는 20~30대가 425억원으로 전체 24%를 차지, 60대 이상(351억원)보다 많았다. 온라인 정보 노출도가 높고 공공기관의 권위 신뢰, 자신을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청년층 피해가 많은 이유로 꼽힌다.

곧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면서 택배 관련 신종 스미싱(문자메시지 SMS와 피싱 Phishing의 합성어)이 극성이다. 사지도 않은 대형 TV나 공기청정기를 공동구매했다는 내용의 문자가 오는 것이다. URL 주소를 보내는 게 아니라 전화번호를 같이 넣는데 전화를 걸면 상담사가 주문번호 확인 후 신용카드 번호를 묻는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택배가 반송됐다며 전화로 확인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 기관을 가장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사기도 있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해 전화를 걸어 조사를 위해 관련 앱을 설치하라고 한 후 사기범이 알려준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곧바로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방식이다. 또 최근 발신번호를 조작해 해외가 아닌 국내 일반 휴대전화로 사기를 시도하는 등 날로 진화하고 있다.

금융 사기를 피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먼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경우 경찰청(112)나 사이버테러대응센터(182), 금융감독원(1332)으로 바로 신고하는 게 좋다. 그리고 피해가 예상되는 카드나 통장 등 주거래 금융회사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지급정지를 요청한다. 혹시라도 대출사기에 이미 걸렸다면 대부업체에 피해구제 신청과 대출기록 삭제를 요청해야한다. 대부업체에 대출기록이 남아 있으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친다.

미리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경찰청에서 개발한 무료 파밍방지 프로그램 '파밍캅'이나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배포하는 스미싱 방지 앱 '폰키퍼'를 활용하면 좋다.

또 ▲ 지연이체서비스 ▲ 안심통장서비스 ▲ 단말기지정서비스 ▲ 해외IP차단서비스 ▲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등을 미리 신청, 가입하면 효과적이다. 지연이체서비스는 이체 시 수취인 계좌에 최소 3시간이 경과한 뒤 입금되도록 하는 서비스로 이체 신청 후 일정 시간 내에 취소가 가능하다. 안심통장서비스는 이용자가 미리 지정한 계좌로 자유롭게 송금이 가능한 반면 미지정계좌로는 소액 송금만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단말기지정서비스는 이용자가 지정한 컴퓨터, 스마트폰에서만 이체 등 주요 거래가 가능하게 제한을 두는 것이며 해외IP차단서비스는 국내 사용 IP대역이 아닌 경우 이체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차단한다.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은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 포털 '파인'에 개인정보 노출사실을 등록할 경우 신규계좌 개설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 노출자 명의의 거래 시 본인확인절차를 강화하고 만약 명의도용이 의심될 경우 거래를 제한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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