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년 대비 가입면적 16.3%, 가입률 2.5%p 증가해
한파·폭염 등 기상이변에 지급 보험금은 6192억원으로 추정
영국 기상청 기상이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해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최근 한파·폭염 등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현상이 발생하며 농작물을 키우는 농가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농작물 피해를 보장하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는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한편 지급된 피해보상 보험금 규모가 6192억원에 달했다. 지급보험금에 따른 손해율은 141.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상기후가 지속될 수 있는 상황에 따라 농작물재해보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며 보험을 운영·판매하는 정부와 보험사의 부담감도 만만치 않아 관련 체계 개선을 통한 정교한 요율과 통계 산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 태백 매봉산 고랭지 배추가 폭염으로 썩어가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가입면적·가입률 증가, 기상이변 피해에 보험금 부담

지난 18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잠정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면적은 37만4000ha로 전년대비 약5만3000ha(16.3%)가 증가했다. 가입률은 32.6%로 전년에 비해 2.5%p 증가를 보였다. 전년대비 가입면적이 크게 증가한 품목으로는 벼(1만5000ha), 원예시설·시설작물(9000ha), 양파(4000ha), 마늘(3000ha), 감귤(1000ha) 등으로 나타났고 콩, 고추, 복숭아 기타 과수 등 대부분 품목도 가입면적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지난 겨울 한파, 기록적인 폭염 등 기상이변 현상에 따라 농작물 피해가 많이 발생하며 보험금 부담도 컸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집계한 올해 12월까지 추정보험금은 약 6192억원(추정손해율 141.7%)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면적 및 가입률 현황./자료=농업정책보험금융원.

일부지역에서는 보험금 수령액이 6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기도 했다. 올해 보험에 가입한 춘천시 농가 가운데 309농가가 자연재해 피해 보험금을 신청했다. 이 농가들은 보험금으로 총 31억1000여만원을 수령했다고 춘천시는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6농가가 5억1000만원 가량을 수령한 것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부담커지는 정부·보험사...농작물보험 관련 체계 개선 필요해

이처럼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농가들의 피해가 급증하며 농작물재해보험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이로 인한 정부와 보험사의 부담도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정부가 법규에 근거해 운영하고 있는 정책성 자연재해보험 중 하나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등 민간 손해보험회사와 정부가 공동으로 보험 리스크를 인수하는 형태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0월 발표한 ‘여름철 폭염과 자연재해보험’ 자료에서 여름철 고온이 지속되고, 대형 태풍이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계속 일어나면 정책성 자연재해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와 정부의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영국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올해와 같은 고온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정부의 보험료 보조, 자연재해보험의 빠른 시장 확대, 다수의 보험사고 후 보험 가입 증가 등을 고려하면 향후 정부·보험사의 부담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위원은 “정부와 보험사는 보험 산출 체계, 자연재해보험 운영 체계 개선 등을 통해 높은 손해액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풍수해보험의 캣모델(대재해 손실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이용한 보험료 산출을 다른 정책성 자연재해보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기상청과 함께 농업기상정보와 농작물재해보험을 연계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상청이 농업보험금융원에 재해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양 기관의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농작물재해보험을 위한 요율 개발 등에 활용해 세밀한 요율 및 통계산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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