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존 라운딩 전용 골프의상 탈피…일상생활 패션의류로 자리매김
패션업체들이 라운딩 전용 골프웨어에서 탈피한 고기능성 일상복 골프웨어 내놓고 있다./픽사베이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패션업체들이 고기능성 골프웨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문화와 여가 부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469만명을 기록했다.

국내 골프 인구의 경우 최근 5년간 198만명이 늘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로 분석하면 매년 약 11%씩 성장한 셈이다. 전체 인구 중 골프 인구 비중도 2013년 8%에서 지난해 13%로 5%포인트 증가했다.

연간 골프장 이용자 비율도 3.6%에서 6.7%로 3%포인트가량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5.8%에서 10.4%로 증가했고 여성도 1.7%에서 두 배가량 늘어난 3.3%를 기록했다. 연간 골프장 이용 횟수는 8.6회에서 9.4회까지 상승했다.

국내 골프 인구에 늘어나자 패션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골프웨어 시장 성장세가 커지면서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이다. 특히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이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보더리스(borderless)’ 골프웨어가 인기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연령대가 등장하면서 필드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나 캐주얼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에 고기능성 캐주얼 의류로써 골프웨어의 가치가 커지는 추세다.

젊은 골퍼 유입으로 기존 남성 비즈니스 전유물이었던 골프 스포츠가 변화하고 있다./ 픽사베이

◆골프 대중화로 젊은 세대 증가…여성 고객 비율 커져

남성 비즈니스의 전유물이었던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젊은 세대와 여성 고객의 비율이 커졌다. 이런 현상은 패션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등장으로 골프웨어가 고기능성 캐쥬얼 의류로 탈바꿈됐을 뿐만 아니라 필드를 찾는 여성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남성이 주도하던 골프의류 매출을 지난해 처음 여성이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실질적으로 필드에서 골프를 즐기는 골퍼 수는 약 306만명으로 집계했다. 이중 남성은 232만명, 여성은 74만명이다. 남성 골퍼가 여성 골퍼보다 약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골프웨어 매출은 달랐다. 신세계몰이 지난 2017년 남·여 골프의류 매출 비중을 살펴본 결과 남성 34%, 여성 66%으로 여성 비중이 앞섰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 1월부터 4월 8일까지 신세계몰의 골프의류 매출비중은 남성이 32%, 여성이 68%로 여성 매출이 2배 이상 높았다.

이 현상은 최근 몇 년 동안 여성 골퍼들이 급격히 늘어난 발생된 일이다. 지난 2년 동안 성별 골프 인구의 증가율을 보면 여성 골퍼는 27.6%가 증가한 반면 남성은 17.2%에 그쳤다. 여성 골퍼 증가율이 남성보다 약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남·여 골프의류 매출 비중으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 남성에 비해 여성이 골프웨어에 지출하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객단가로 살펴봐도 지난 2015년에는 남녀의 1인당 평균 객단가가 12만원 수준으로 비슷했지만, 지난해에는 남성은 10만원 수준에 머문 반면 여성은 3배인 30만원까지 올랐다. 비즈니스 위주의 남성 골프와는 다르게 여성 골프의 경우 스포츠·여가 중심으로 발달한 결과.

패션업계에선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최근 다수의 업체들은 전지현, 김사랑, 한예슬 등 여성 톱스타들을 모델로 적극 활용하고 디자인까지 강화하며 ‘여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젊은 층 유입은 고가 골프웨어 시장에서 가성비 중심의 고기능성 상품들을 다양화시켰다 ./ 픽사베이

◆중저가 브랜드까지 가세…골프웨어 춘추전국 시대

젊은 연령층의 유입은 골프웨어 시장에 ‘가성비’ 바람을 불러왔다. 주요 패션 대기업들은 기존 골프 라인 상품을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저가 브랜드로 구성된 상품도 골프웨어 시장에 내놨다.

코오롱FnC는 전통 골프웨어 ‘잭니클라우스’와 ‘엘로드’에 이어 지난해 컨템포러리 퍼포먼스 골프웨어 ‘왁(WAAC)’을 론칭했다. 패션그룹형지도 지난 2015년부터 ‘까스텔바작’을 전개 중이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도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웨어 브랜드인 ‘힐크릭(Heal Creek)’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3월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블랙야크의 제품은 필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골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SPA브랜드인 유니클로도 가세했다. 유니클로는 고기능성 상품군을 골프웨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입는 사람의 다양한 일상을 편안하게 하는 ‘라이프웨어’ 철학하에 선보이는 고기능성 상품들은 세계적인 섬유회사들과 개발한 혁신적인 소재를 적용해 전문 운동선수들이 착용할 만큼 뛰어난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 실제 세계적인 골프 선수 아담 스콧은 지난 2013년부터 유니클로 글로벌 브랜드 홍보 대사로 활동했던 전례가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골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골프웨어 제품군이 패션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추세”라며 “특히 필드의 최적화됐던 기존 상품군과 달리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고기능성 의류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골프웨어 시장이 올해 4조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있다. 이는 지난해 아웃도어 시장 규모 4조 5000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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