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반도체 호황 둔화에 4Q·2019 상반기 실적 흔들리나
업계, '실적 부진=점유율 하락' 아냐…삼성전자 ‘초격차’ 유지
삼성전자 서초사옥. /픽사베이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삼성전자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8일 전후로 올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4분기 평균 전망치는 매출 63조8300억원, 영업이익 13조97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65조9800억원·영업이익15조1500억원)보다 각각 3.2%, 7.6% 줄어든 수치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도는 것은 지난해 1분기(9조9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20.5%나 쪼그라든 셈이다. 일각에서는 13조원도 어렵다며 ‘어닝 쇼크’를 예상하기도 한다.

금투업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4분기 비관론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 둔화’다.

삼성전자 홍보관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연합뉴스

◆삼성전자, 4Q 실적 비관론…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동반 급락하고 있다. 게다가 주요 거래처도 재고 관리에 나서면서 수요가 줄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부문 생산 증가율을 6.8%로 예상했다. 두 자릿수(24.2%)를 기록한 올해보다 크게 둔화된다는 의미다. 수출증가율 역시 9.3%로 올해(30.9%)의 3분의 1 수준으로 예상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내년 세계 D램 시장 규모를 올해보다 0.3% 줄어든 1645억달러(약 185조원)로 내다봤다.

지역별로 ▲미국 548억달러(-0.6%) ▲유럽 78억달러(-4.5%), ▲일본 70억달러(-3.7%) 등이다. 올해 전체 글로벌 시장을 이끈 아시아 지역(중국 포함) 규모는 949억달러로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43.4%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D램 시장의 침체에 대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매출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 타격을 받는 만큼, 실적 부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상반기까지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 증권가의 내년 1·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약 12조원 초반대다.

삼성전자. /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비관론, '아직 이르다' 반론도

다만 2년 전까지 분기 영업이익 12조원대가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성장세에 접어들 것이란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 정체와 별개로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점유율인 ‘초격차’는 유지될 것이고,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의 반도체 굴기 역풍 등은 오히려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전략이 상당한 역풍을 만나게 됐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내년 상반기 실적을 전망하긴 어렵지만, 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점유율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다음 달 초 4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시장과 관련해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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