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산타랠리’에도 낙관 어려운 이유는
가상화폐 시장, ‘산타랠리’에도 낙관 어려운 이유는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12.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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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큰 손’들 가상화폐 투자 계획 잇달아 철회
기관투자가 사라진 가상화폐 시장..호재 사라지나
가상화폐 시장이 최근 '산타랠리(Santa Rally)'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투자가가 잇달아 가상화폐 판을 뜨면서 내년까지 랠리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가상화폐 시장이 최근 '산타랠리(Santa Rally)'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투자가가 잇달아 가상화폐 판을 뜨면서 내년까지 랠리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가상화폐 시장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고 있지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월가를 중심으로 퍼졌던 가상화폐 투자 관심이 2019년에도 계속될 지 알 수 없기 때문. 내년 기관투자가가 사라진 가상화폐 시장이 랠리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29% 오른 4100.72달러(약 461만원)다.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오전 3253달러에서 18일(3561달러), 19일(3688달러), 20일(3745달러)를 거쳐 21일(4115달러) 4000달러로 올라섰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24일 4244달러를 거쳐 이날까지 4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시가총액 상위권 코인들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리플은 41센트로 한달만에 40센트대를 회복했다. 이더리움(144달러)과 하드포크 전쟁의 진원지였던 비트코인캐시(188달러) 역시 세자릿수 가격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상승장을 두고 가상화폐 시장에 ‘산타랠리(Santa Rally)’가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타랠리란 주식시장에서 통상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연말을 맞아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연말 보너스가 지급되는 등 소비 심리가 풀려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다우지수는 12월에 17번가량 상승했다.

◆ ‘판 뜨는’ 기관투자가…가상화폐 시장 호재 사라지나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올 하반기 가상화폐 시장 최대 호재로 여겨진 기관투자가와 비트코인ETF가 모두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개미 투자자를 중심으로 이어진 뒤 하락장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기관 투자가 유입은 시장을 개선시킬 거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선 지금의 랠리가 내년초를 지나 장기적으로 지속될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월스트리트가 조용히 비트코인 꿈을 거두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 투자은행(IB)들의 가상화폐 사업은 진행 속도가 너무 느려서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며 “이제 지난해 가상화폐 광풍이 월가의 투자 열풍으로 이어진다고 보는건 비현실적인 일이 됐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월가 IB 최초로 비트코인 전담 트레이딩 데스크를 만들 정도로 가상화폐에 가장 전향적인 곳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가상화폐 전담 거래 데스크 설립을 준비했고 올 7월에는 가상화폐 옹호론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솔로몬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늦어도 올해 안에 해당 데스크 운영이 시작될거란 소문이 퍼지며 가상화폐 시장 호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지난 9월 가상화폐 거래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골드만삭스 측은 “현재 가상화폐 시장 규제 환경이 불확실하며 보다 규제된 환경에서 서비스를 시행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며 “가상화폐 전담 트레이딩 데스크 설립 계획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추후 해당 계획을 다시 되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는 강누데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지침 역시 없다. 골드만삭스의 저스틴 슈미트(Justin Schmidt) 디지털 자산시장 책임자는 지난달 업계 컨퍼런스에서 “규제 당국이 내가 할 수 제한하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나머지 기관들도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현재 가상화폐 거래 데스크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역시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 가상화폐 기관투자 아직 유효..낙관론도 상존

일각에선 기관 거래가 내년 중에 시작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비트코인이 2만달러에서 1년 후 4000달러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필요하다면 기관들은 가상화폐 시장에 언제든 다시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벤 세블리(Ben Sebley) 트레이더는 “더 중요한 이야기는 기관 거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현재 구축되고 있는 인프라”라며 기관 거래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면 기관 투자가들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서킷 캐피털의 유진 응(Eugine Ng) 설립자는 “현재의 가상화폐 하락장은 기관들로 하여금 보다 적절한 기관 거래 토대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며 “골드 러시에 눈이 멀어 리스크에 대한 테스트 없이 서둘러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진보가 멈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실에서 더 멀어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