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정진영기자] 어느덧 올해도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2018년 연예계는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로 거듭 나 우리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고, 이름도 생소했던 넷플릭스는 이제 우리 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런가하면 상반기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대중 문화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하반기엔 부모의 채무 논란, 이른바 ‘빚투’가 연예계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연말을 맞아 유난히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던 2018년 연예계를 ‘해시태그 베스트 10’으로 정리해봤다.

#빚투

래퍼 마이크로닷과 산체스 형제로부터 촉발된 부모의 채무 논란이 연예계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11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20여 년 전 충북 제천에 거주할 당시 동네 주민과 지인 등에게 거액의 빚을 진 뒤 해외로 도주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마이크로닷 측은 처음에는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했지만, 이후 사건의 전말이 점차 수면 위에 오르자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이후 마이크로닷은 출연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뉴질랜드에 살던 부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이후 도끼, 비, 김영희, 휘인, 한상진, 민혁 등 많은 스타들이 '빚투' 논란에 휩싸이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빚투'가 연예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스타들은 부모와 연을 끊고 지낸 가족사를 공개하는가 하면, 부모의 채무를 자신이 변제하거나 이미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사건임을 강조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BTS

2018년 방탄소년단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지난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지난 해에 이어 다시 한 번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으며 이들은 '방탄소년단 열풍'이 단지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예감케 했다. 이들은 '러브 유어셀프 전(轉) '티어''와 '러브 유어셀프 결(結) '앤서''로 무려 한 해에 두 번이나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K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달 19일 미국레코드산업협회는 '러브 유어셀프 결(結) '앤서''의 앨범과 이 음반의 타이틀 곡 '아이돌'에 대한 골드 인증을 실시했다. K팝 가수가 미국레코드산업협회에서 앨범 부문 골드 인증을 받은 것은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약 2년 동안 자신을 사랑하라는 '러브 유어셀프'의 메시지를 세계 곳곳에 전해온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의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발표장을 찾아 연설을 하기도 했다. 정부는 방탄소년단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며 이들이 일궈낸 값진 성과와 국위선양을 치하했다.

#페미니즘

올해 연예계의 핫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페미니즘'이었다. 여성들이 자신들의 인권에 목소리를 내고 사회 전반에 걸쳐 성 평등 문화를 이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연예게 역시 이런 시류를 반영했다. 1982년생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영화화가 결정됐고, '오션스8', '인크레더블2', '미쓰백' 등 여성의 서사에 집중한 작품들도 다수 나왔다.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며 여러 논란들도 있었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도어락'은 일각에서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묘사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은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이야기했다가, 배우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 영화판에 캐스팅됐다가, 에이핑크의 손나은은 '소녀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Girls Can Do Anything)'이라고 적힌 휴대전화 케이스를 썼다가, 설현은 SNS 팔로우를 끊은 여러 사람들 가운데 '여혐 논란'에 휩싸인 배우 유아인, 방송인 유병재 등이 포함돼 있었다는 이유로 도마에 올랐다. 일부 팬들은 논란 이후 아이린의 사진을 자른 것을 인증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이런 가운데 산이는 여성 및 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이 가미된 노래들을 연이어 온라인에서 공개하며 '여혐 뮤지션'이란 오명을 얻었다. 산이가 '페미니스트', '6.9cm', '웅앵웅' 등 논란성 짙은 노래들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또 다른 래퍼인 제리케이와 슬릭 등은 산이와 디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영자

KBS 역사상 최초다. 이영자가 여성 개그우먼으로서는 처음으로 '2018 KBS 연예대상'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영자는 올 한 해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올리브 '밥 블레스 유' 등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이영자가 찾는 맛집은 사람들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로 변하고, 이영자의 맛집 지도는 배우 정해인, 엑소 백현 등도 탐내는 '잇템'이 됐다. 이영자에 대한 이슈는 비단 먹을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서 '전지적 참견 시점' 편집자가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하는 화면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하며 큰 논란이 됐다. 이영자는 이 충격으로 잠시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을 쉬었다. '밥 블레스 유'에서는 방송 인생 처음으로 수영복을 입고 화면 앞에 섰다. 스스로도 자신의 몸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인식과 자존감 사이에서 싸우며 버티는 것이라는 이영자의 말은 몸매 관리의 압박 속에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후 자신의 몸을 편하게 받아들인다는 #보디포지티브 해시태그가 국내에서도 넓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우익

올 한 해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를 꼽자면 '우익 논란'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즈원, 방탄소년단, 아이콘 등 여러 톱 아이돌 그룹들이 우익 논란으로 몸살을 겪었다.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으로 데뷔한 아이즈원은 한국과 일본 출신 멤버들이 호합된 그룹이다. '프로듀스 48'에는 일본 그룹 AKB48의 제작자인 아키모토 야스시가 참여했는데, 야스시 프로듀서가 평소 우익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우려가 많았다. 실제 AKB48 일부 멤버는 콘서트에서 욱일기가 달린 의상을 입었고, 1945년 전쟁 영상이 AKB48의 콘서트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당시 AKB48의 멤버였던 미야와키 사쿠라가 아이즈원에서 활동하게 된 데다 아이즈원의 데뷔 앨범에 실린 '반해버리잖아?'가 야스시 프로듀서가 작사한 곡임이 알려지며 아이즈원의 자상파 출연을 금지시켜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멤버 강혜원이 JTBC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룸'에서 우익 작가의 작품인 '진격의 거인'을 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지난 달 일본에서 발매된 싱글 앨범의 수록 곡 '버드'가 아키모도 야스시의 작품임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일본 매체들이 이번 협업은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프로듀서가 아키모토 야스시 프로듀서에게 부탁해 성사된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방탄소년단의 팬덤은 즉각 이에 대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해명을 요구했고, 반발했다. 팬들의 강력한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이 컬래버레이션은 흐지부지 됐다.

아이콘의 경우 멤버 구준회가 자신의 SNS에 일본어로 "기타노 다케시 씨 아이콘 콘서트에 와주셔서 고맙다"는 글을 적어 논란이 됐다. 기타노 다케시는 2000년대 초 극우 정치인으로 알려진 이사하라 신타로와 '위험한 일본학'이란 책을 함께 썼으며 "한국과 중국은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이나 센카쿠 열도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뻔뻔하게 시비를 거는 나라"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에 일부 팬들은 구준회에게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구준회는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라. 예술가로서 좋아하는 거다. 그것과 상관없다"고 대꾸했다. 이후 논란을 더 커졌고, 결국 구준회는 "상황을 신중하게 인지하지 못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미투

올 초 확산된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대중 문화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 오달수, 조민기, 방송인 김생민 등 셀 수 없이 많은 연예인들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됐다. 김기덕과 조재현에게 영화 촬영장 합숙소와 화장실 등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조재현은 지난 10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3억 원대 소송에 휘말렸다. 최근 진행된 첫 변론기일에 조재현 측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합의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김 감독 역시 지난해 자신을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했던 여배우 A씨의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자 지난 6월,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해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 자신을 향해 피해를 주장하며 MBC‘PD수첩’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여배우와 ‘PD수첩’을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오달수 또한 과거 극단시절 여자 후배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폭로로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故조민기는 교수로 재직 중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추행을 해 학교 측으로부터 교수직을 박탈당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 경찰 조사를 3일 앞두고 조민기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생민 역시 과거 성추행 피해자의 폭로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넷플릭스

올 해는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유료 가입자 1억 2000만명을 보유했으며 이 중 57.4%가 글로벌 가입자다. 중국, 북한, 시리아 IS 지역만 제외한 190여개 나라에 진출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한류의 태동지인 한국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제작비 579억 원을 쏟아붓는가하면 김은숙 작가의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판권을 300억 원에 구입했다. 또 유재석을 내세운 ‘범인은 바로 너’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YG전자’ 등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도 공을 들였다. 김은희 작가와 주지훈을 내세운 넷플릭스 첫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킹덤’이 1월 26일 공개된다. 회당 2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킹덤’은 시즌1 시작 전 시즌2 제작을 확정해 화제가 됐다.

#보헤미안 랩소디

故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이야기를 다룬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하반기 극장을 강타했다. 개봉 전 관객 인지도가 1%에 불과했던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중장년층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 후 약 두 달 동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무르는 중이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862만 명으로 퀸의 본고장 영국을 뛰어넘고 한국이 전 세계 누적박스오피스 1위(북미 제외)에 올랐다. 이 같은 추세라면 1000만 돌파 역시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대한 실화에 가깝게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과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음악이 이 영화의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퀸을 아는 기성세대와 퀸을 몰랐던 젊은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프레디 머큐리를 완벽히 표현했다는 호평을 얻은 라미 말렉은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TMI

다사다난한 연예계 속 많은 스타들의 연애사가 ‘TMI'(Too Much Information, 과도한 정보)로 얼룩졌다.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와 헤어 디자이너 최종범은 폭행 폭로로 시작해 리벤지 포르노 사건으로 번졌다. 지난 9월 첫 사건 당시 두 사람은 쌍방폭행을 주장했지만 한 달 후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구하라가 전 남자친구에게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을 받은 '리벤지 포르노'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났으나 법원은 최 씨를 구속할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과정에서 구하라의 연애사가 모두 낱낱이 공개됐다. 최 씨가 가택침입이 사실이 아니라며 구하라의 빌라가 함께 쓰던 공간이라고 주장했고, 구하라의 평소 성격이 격정적이라며 'TMI'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구하라와 대중의 의사와 상관없이 구하라의 사생활이 모두 공개된 셈이다. 방송인 엘제이(LJ)와 티아라 출신 연기자 류화영 역시 ‘TMI' 연애사의 주인공이다. 엘제이는 지난 8월 류화영과 데이트 사진을 다수 게재하며 교제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류화영의 소속사 측은 열애를 부인했으나 엘제이가 언론을 통해 류화영의 남자 관계, 동거 등을 주장하며 논란이 커졌다. 이에 류화영은 엘제이에게 호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나 엘제이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들의 ‘알고 싶지 않은’ 진실공방은 엘제이가 류화영의 사진을 SNS에서 삭제하며 마무리됐다.

#1000만 영화

올 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영화들의 개봉이 줄을 이은 가운데 ‘신과함께-죄와 벌’과 ‘신과함께=인과 연’이 쌍천만 축포를 쏘아 올렸다. 국내에서 약 23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제박비 400억 원 대비 약 6배의 수익을 올렸다.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대만에서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2위를 기록했으며 홍콩에서는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2,3위에 올랐다. 또 한국 관객들이 유독 사랑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역시 1000만 영화가 됐다. 수많은 히어로들의 등장과 방대한 세계관, 화려한 볼거리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양지원,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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