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교통문제 악화·미분양 우려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검단신도시와 인천 계양구는 인접해 있어 같은 구역이나 다름없습니다. 마지막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가 택지지구로 지정된지 11년 만에 첫 분양을 하고 아직 분양 시작도 안한 세대가 1만 세대가량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단신도시가 인천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현 상황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아파트 공급만 할 것이 아닙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중 일부)

많은 기대 속에 3기 신도시가 발표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교통지옥’을 걱정하는 목소리와 미분양 우려 때문이다. 특히 남양주시와 인천 계양구에서 3기 신도시 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경기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교통망을 확충한다는 내용과 과천에도 중규모 택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도시의 면적은 남양주가 1134만㎡, 하남은 649만㎡, 인천 계양은 335만㎡ 순이다. 과천에는 155만㎡ 규모의 중규모 택지가 조성된다. 네 곳에서만 12만2000호가 공급된다.

3기 신도시 공급계획.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남양주, 교통문제 악화 우려

남양주는 신도시 발표 초기부터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남양주 신도시에는 진접·진건읍, 양정동 일대에 6만6000호가 공급된다.

지난 24일 3기 신도시 개발에 반대하는 ‘남양주 개발제한구역 국민대책위원회’는 남양주시청사 앞에서 ‘왕숙1·2지구 수용반대 투쟁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개발제한구역 강제수용은 대체 토지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자영업자를 대책 없이 몰아내는 것”이라며 3기 신도시 개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업예정지 주변 주민들은 교통 문제의 악화를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 남쪽에 있는 다산신도시 입주민 등으로 구성된 ‘다산신도시 총연합회’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통난 등 신도시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철도교통망 확충을 촉구했다. 3기 신도시의 교통지옥을 해소할 실질적인 철도 교통대책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GreatTrain Express) B노선 뿐인데 이마저도 미확정인 상태다. GTX B노선에만 기대서는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GTX-B노선(송도∼마석)은 인천과 경기 동부를 잇는 가로축 노선이다. B노선은 예비타당성 중간검토에서 사업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천시가 B노선의 예타 면제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신청해 발전위가 면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는 사업의 경제성 등을 살펴보는 절차다.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국가사업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남양주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남양주 왕숙(의 3기 신도시 지정)은 다산신도시 입장에서는 굉장히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신도시 지정으로 예타 통과는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건설까지 하세월”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왕숙에 인접해 다산, 별내, 진접, 구리 갈매 등 공급이 이미 적지 않은 상황에 6만 가구를 집어넣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24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남양주시청 정문에서 왕숙 1,2지구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검단신도시 옆에 또 지정된 신도시 ‘인천 계양’

인천에는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상야동 일대에서 1만7000호가 나온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은 검단신도시와 계양구가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 옆에 또 다시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향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검단은 자족기능이 없는 베드타운(bed town)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다. 입지적으로 놓고 보면 계양지구의 서울 접근성이 검단신도시보다 오히려 더 우수하다. 교통 대책도 뚜렷하게 없는 상황에서 입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계양으로 수요가 다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검단신도시는 당장 줄줄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흥행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수요 분산 우려의 현실화를 걱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검단신도시의 분양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내년 총 1만492가구가 분양 예정인 가운데 검단신도시푸르지오(1540가구), 검단신도시우미린더퍼스트(1268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신도시가 건설될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청라 역시 계양신도시 지정으로 불똥이 튄 지역이 됐다. 청라 역시 계양과 같은 자족도시 개념으로 세워졌으나 입지나 교통에서 계양이 우위다. 서울 서부권 신도시 중 서울 접근성 등을 따졌을 때 입지면에서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서울 서부권의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계양구에서 오래 거주했다는 김하영(52)씨는 “계양구는 집값이 침체된지 오래”라며 “검단과 계양구는 사실상 같은 구역이나 다름없는데, 검단도 검단이지만 청라를 계양신도시 지정에 최대 피해지역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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