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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은행주(株)가 하락장 속에 빛을 발했다. 주가가 역사적 저평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 데다 연말 배당 매력이 부각된 영향이다. 다만 은행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선 엇갈리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업종지수는 지난 17일부터 일주일 간 2.58% 올랐다. KB금융(1.14%), 하나금융지주(1.60%), 우리은행(2.83%) 등이 동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69%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 4분기 호실적 예상…배당 기대감에 반등

은행주가 모처럼 상승세를 보인 건 무엇보다 연말 배당 기간을 앞두고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부터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보통주 1주당 192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보통주 1주당 1250원, 신한지주는 1450원, 우리은행은 500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한 바 있다.

그간 하락세를 탔던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9배까지 떨어졌고 현재 은행주의 시가배당수익률은 4% 내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주에는 국내 기관이 은행주를 1800억원이나 순매수하며 수급이 개선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은행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할 전망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3% 늘어난 13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4분기 은행들이 임금피크제 직원이나 비은행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데다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전반적인 비용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출성장률이 매우 높아 순이자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익 성장률 측면에서 4분기 중 선제적 비용 처리가 주주 가치에 부정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높아져…은행주에 영향

이와 같은 호실적 전망이 배당 기대감을 높이면서 최근 은행주의 반등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주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먼저 은행들의 내년 실적 역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전히 은행주가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에도 은행의 실적을 좌우하는 순이자마진(NIM)과 대손율은 선방할 것”이라며 “내년 은행의 순이익은 올해보다 5% 증가해 2015년 이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은행의 저평가 매력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비은행 부담이 적은 시중은행 위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연구원 또한 “은행들이 4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하는 내년 실적 전망이 크게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은행의 중장기 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중국, 일본 등 미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국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경기 개선에 따라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 중인 국가는 미국의 유일하다. 특히 내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연말 배당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금리 방향이 아래로 향할 것”이라며 “은행의 금융환경이 중립 이하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은행주는 ‘싸지만 재미없는 주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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