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08년 사라진 동대문운동장 스포츠상가
온라인으로 터전 옮긴 스포츠용품업
내수 시장 위주..."정부 지원 늘려라" 지적도

[한스경제 허지은 기자] 국내 스포츠용품업의 ‘메카’였던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지 10년이 지난 오늘, 스포츠용품업의 지평이 바뀌고 있다. 상인들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으로 터전을 옮겼고 과거 축구·야구 등 대중 스포츠 위주였던 용품의 폭도 보다 넓어졌다. 2018년 국내 스포츠용품업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 1965년 생긴 ‘동대문운동장 스포츠상가’

동대문운동장은 1926년 지어져 근대 체육의 성지로 자리잡았으나 동대문운동장 부지 공원화 사업 계획에 따라 2007년 12월 첫 철거를 시작으로 사라졌다./사진=flickr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지 10주년 째 되는 해다. 동대문운동장은 1926년 한국 최초의 종합운동장으로 설립돼 우리나라 체육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해왔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첫 개막전이 열렸고 고교야구 전성기를 이끈 근대 체육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1965년 동대문운동장 스포츠상가가 들어서며 ‘동대문=스포츠’라는 공식은 한층 견고해졌다. 운동화, 유니폼은 물론 스포츠 기구에서 헬스기구까지. 동대문운동장 스포츠상가는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 상가로 자리매김하며 전국의 스포츠 팬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수십년의 세월 앞에 장사는 없었다. 동대문운동장은 서울 내 대표적인 노후 시설로 꼽혔고 인근 스포츠상가를 비롯한 상권 역시 지나치게 낡고 오래됐다는 인식이 퍼졌다. 결국 2007년 12월 철거 개시를 시작으로 동대문운동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현재 그 자리엔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생겼다. 

동대문운동장 철거와 함께 동대문운동장에 터를 잡았던 스포츠 상가들도 함께 자취를 감췄다. 스포츠 팬들의 쇼핑 행태 역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던 때였다.

◆ 온라인으로 터전 옮긴 스포츠용품업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스포츠용품업 매출액은 33조5470억원으로 전체 매출(68조4320억원)의 49%를 차지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동대문=스포츠’의 공식은 깨졌지만 국내 스포츠용품업은 여전히 건재하다. 상인들은 온라인 매장으로 터전을 옮겨 판매를 계속하고 있으며 스포츠용품업은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용품업 매출액은 스포츠시설업, 용품업, 서비스업 등 전체 스포츠산업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스포츠용품업 매출액은 33조5470억원으로 전체 매출(68조4320억원)의 49%를 차지했다. 스포츠용품업 매출액은 2014년 31조3760억원에서 2015년 32조6170억원에 이어 2016년까지 3년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스포츠용품업 종사자 역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12만9000명이던 종사자 수는 2015년 13만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6년 13만7000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3만900명), 경기도(2만1600명), 부산(1만4800명) 순으로 종사자 수가 많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스포츠산업 종사자 수는 모든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스포츠용품업이 전년보다 5.4%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내수시장 위주의 용품업..정부 지원책은 필요

국내 스포츠용품업의 '메카'였던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지 10년이 지났다. 스포츠용품업은 오프라인 보단 온라인으로 터전을 옮기며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그러나 국내 스포츠용품업은 철저히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산업 전체 매출액 중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98.1%로 내수시장 위주의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수 의존은 국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기 쉬운 만큼 영세 스포츠산업의 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인들 역시 정부의 홍보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국 스포츠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인들은 ‘홍보 강화’(38.7%), ‘정책부처 지원’(23.8%), ‘전문인력 양성’(12.5%), ‘국산제품 품질제고’(9.9%)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육성·발전의 장애요인으로는 ‘사업체 영세성’, ‘제도규제 과다’, ‘정부지원 미흡’ 등이 꼽혀 정부의 미흡한 정책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용품업 위주의 국내 스포츠산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체부 관계자는 “2016년 기준 스포츠산업 매출액에서 스포츠용품업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숙한 스포츠 시장일수록 스포츠 산업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스포츠 서비스업의 전체의 55%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25.8%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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