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국 펫보험 2023년까지 2배 성장 예상돼
국내 펫보험 보장 내역·대상 단순하고 큰 차별점 없어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미국, 영국 등 해외 펫보험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해외 펫보험 시장에는 다양하고 폭넓은 보장이 담긴 펫보험 상품들이 출시하고 있다.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이색 반려동물들도 보험 가입이 가능하고 항암치료, MRI 촬영, 침술 치료, 당뇨, 알레르기 치료까지 폭넓게 보장 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보험에 가입하면 실시간으로 반려동물의 위치 추적이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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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펫보험 시장은 최근 보험사들이 잇따라 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보장 내역과 대상이 한정적이고 보험사별 상품들이 큰 차별점을 보이고 있지 않아 펫보험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펫보험 시장, 미국 2023년·영국 2022년 2조원 규모 넘어서

손민숙 보험연구원 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펫보험 시장의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미국 펫보험 시장은  2018년 10억 달러(1조1200억원 가량) 규모로 5년후인 2023년 약 2배 가량 성장이 예상된다. 2023년까지 펫보험 산업의 부가가치가 연평균 13.7% 성장하며 같은기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2%)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임상수의과학부와 애완동물식품연구소는 미국 펫보험 가입률이 현재 1.0% 미만으로 영국(23.0%)을 비롯한 타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2023년까지 약 2.0%로 2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펫보험 시장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채원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이 발표한 ‘영국반려동물보험 현황과 전망’ 자료를 보면 2017년 영국 펫보험 원수보험료는 전년 대비 13.8% 증가했고 계약건수는 339만 건으로 전년에 비해 10.9%가 증가했다. 채 연구원은 영국 펫보험의 원수보험료가 2022년까지 연평균 6% 증가를 보여 시장규모가 17억 파운드(2조4100억원 가량)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입건수도 연평균 2.9% 증가해 2022년 441만건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같은 펫보험 시장의 성장에는 애완동물 개체 수 증가, 인구 고령화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IBISWorld)는 2023년까지 미국의 애완동물 개체 수가 연간 2.4%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노동통계국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45세에서 74세 인구가 애완동물에게 지출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

◆도마뱀, 애완돼지, 카멜레온까지 보장하는 해외 펫보험

이처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해외 펫보험 시장의 상품들은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반려동물까지 다양하고 넓은 보장으로 반려동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의 EXOTIC DIRECT 보험사도 이색 반려동물에 대한 펫보험으로 상품을 운영 중이다. EXOTIC DIRECT사의 보험 가입자들이 최근 보험금을 청구한 내역을 보면 이색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데구(바늘두더지류 소형 설치동물)의 혹 제거를 위해 413유로(52만원 가량), 토끼의 녹내장 치료를 위해 766유로(97만원 가량)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또 거식증과 무기력증에 빠진 족제비를 위해 522유로(66만원 가량)을 보장받거나 동면 후 식욕부진(Post Hibernation Anorexia)에 걸린 거북이에 대한 보험금으로 140유로(179만원 가량)을 수령하기도 했다.

영국 EXOTIC DIRECT 보험사의 최근 펫보험 청구 내역./사진=EXOTIC DIRECT.

미국 펫보험 시장의 점유율 44.6%를 차지하는 Nationwide의 펫보험도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카멜레온, 친칠라, 족제비, 게르빌루스쥐, 도마뱀, 애완돼지, 토끼, 거북이, 뱀까지 다양한 반려동물의 상해, 질병, 검사, 입원 등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 알스테이트(Allstate) 보험사가 출시한 펫보험은 보장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개와 고양이에 대해 상해·질병 치료비뿐만 아니라 암(항암치료 포함), 수술, 진단(X레이, MRI), 선천성질환, 대체의학(침술, 하이드로테라피), 만성질환(당뇨, 알레르기,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을 보장한다. 이와 함께 건강보상(Wellness Rewards)플랜을 운영해 반려동물의 건강검진, 예방접종, 치아클리닝 등을 보장하기도 한다.

미국 피고(FIGO) 보험사가 출시한 펫보험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위치추적, 건강관리 등 반려동물의 전반적인 생활 관리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해 안전지역을 이탈하면 알람이, 실송 시에는 전가족에게 텍스트가 전송된다. 또 반려동물에 대한 의료기록, 의료비영수증, 예방접종일 등을 펫보험 클라우드를 통해 관리할 수 있으며 의료비 영수증 사진과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앱에 등록하면 즉시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 보험은 의료비를 최대 100%까지 보장하고 반려동물이 실종 시 광고비용, 큰 질병으로 인한 휴가취소 비용, 사망 시 장례비용 등을 보장한다.

FIGO사의 펫보험에 가입하면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려동물의 위치추적이 가능하다./사진=FIGO.

◆국내 펫보험 대부분 개가 보장 대상...사실상 ‘애견보험’

반면 국내 펫보험 시장은 최근 새로운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 국내 펫보험의 가입대상은 대부분 보험사의 상품들은 반려견만 가입이 가능하다. 유일하게 롯데손해보험에서 출시한 펫보험만 고양이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외 애완동물에 대한 보험상품은 없어 국내 펫보험은 사실상 ‘애견(애묘)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펫보험 상품들은 대부분 비슷한 보장 범위·보상비율 등을 보이며 보험사별로 큰 차별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손 연구원은 펫보험 산업 발전을 위해 기술 및 효율성 향상, 타금융업계와의 제휴, 보장대상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펫보험 산업이 발전하려면 소프트웨어 및 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보험금 청구 간소화, 건강코드 표준화 등과 함께 차별화, 보험료 인하를 위한 타 금융업계와의 제휴가 필요하다”며 “또 현재 펫보험 가입 대상이 개와 고양이로 한정돼 있는 보장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애완동물 종별로 의료비용 차이를 감안해 적절한 가격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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