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크린스포츠, IT와 스포츠가 융·복합한 상품
스크린스포츠 5조원대 시장 형성해...지난 10년새 50배이상 커져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추위를 비롯해 더위, 눈, 비, 바람, 미세먼지 등 사람이 어찌 할 수 없는 기상현상은 야외스포츠를 즐기는 생활체육인들에게 민감한 요소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날씨가 가로막으면 제대로 즐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실내스포츠는 날씨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종목을 실내에서 즐길 수는 없다. 모든 스포츠 종목은 그에 걸맞는 ‘공간’이 있다. 하지만 이런 공간적·기후적 제약을 뛰어넘어 모든 스포츠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 있다. 바로 ‘스크린스포츠’다.

스크린스포츠는 IT와 스포츠가 융·복합한 상품으로 IT기술이 시뮬레이션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그 활용 범위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요즘, 스크린스포츠를 통해 체육인들의 취미생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스크린스포츠 시장은 경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7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스크린스포츠의 시장 규모가 2013년 1조5000억원을 넘어 지난해 이미 5조원대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10년 사이 50배 이상 커져버린 것이다.

◆스크린골프 이어 국민스포츠 야구·축구도 스크린으로 만나

가장 대표적인 스크린스포츠는 골프다. 지난해 5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스크린 골프시장 해부 보고서’를 보면 스크린골프 시장은 2015년 1조200억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있는 스크린골프 매장 수는 7500개에 이른다.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과 리서치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발표한 ‘대한민국 골프 인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크린골프는 인구는 올해 351만명으로 추산돼 원조격인 필드골프 인구수(264만명)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스크린골프의 뒤를 잇는 스크린스포츠계의 ‘차기 대권주자’는 스크린야구다.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스크린 야구는 3만여개의 사회인 야구 동호회, 800만명의 프로야구 관중이라는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재 전국에 약 600여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약 10개 브랜드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규모도 약 5000억원 내외로 추산되며 업계는 오는 2020년 1조원 이상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활체육인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국민스포츠인 축구도 스크린스포츠로 즐길 수 있다. 실제 축구경기는 22명이 모여야 하고 실력이 부족하면 팀원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지만 스크린 축구는 지정된 상대편과 일대일로 대결을 펼칠 수 있다. 화면 속 골대를 햐해 힘껏 공을 차면 슛의 성공여부가 표시되는 방식으로 축구공의 속도, 성골률, 스코어, 랭킹(순위) 등 데이터가 집계돼 이용자의 실력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할 수 있다. 수비수는 경기장 외부에 설치된 기계를 통해 골키퍼의 움직임을 설정해 상대방의 공을 막을 수 있다.

◆스크린으로 실제 총기 느낌뿐만 아니라 낚시 ‘손맛’까지 느낄 수 있어

등산을 제치고 ‘국민 취미 1위’에 등극한 낚시도 스크린으로 즐기며 ‘손맛’을 느껴볼 수 있다. 스크린낚시 ‘피싱조이’는 드론으로 촬영한 통영 욕지도와 마라도 앞바다를 스크린에 구현했다. 현장사운드도 넣어 이용자는 실제 낚시터를 방문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리얼한 손맛을 위해 구동부와 전자릴도 개발했다. 실제 전자릴에 부착된 자이로 센서는 캐스팅 시 낚싯줄의 방향을, 진동 모터는 물고기의 강한 움직임부터 미세한 떨림까지 세밀하게 전달한다. 낚싯줄에 물고기가 걸리면 장력 센서, 전자 브레이크 장치 등에 어종 별로 다르게 설정된 장력 수치가 입력돼 100여 종의 물고기를 낚는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사진=피싱조이.

테니스는 혼자서 공을 치며 즐길 수 있는 골프, 야구와 달리 공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하다. ‘테니스팟’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과 랠리(양편의 타구가 계속 이어지는 일)가 가능한 스크린테니스다. 국내 120만 동호인이 즐기고 있는 테니스를 실내로 들여와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테니스를 즐길 수 있다.

스크린사격장은 VR기술을 활용해 실제 총기와 비슷한 사격의 재미를 제공한다. 실제 총기 모델과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진 공기총의 방아쇠를 당기면 레이저가 화면 속 표적을 맞추는 방식이다. 게임은 사냥과 사격(표적 사격, 클레이 사격 등) 두 가지 모드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스크린사격장 이용자들은 실제 사격과 같은 반동, 총성을 느끼며 표적을 맞추는 성취감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평찰 올림픽에서 ‘영미’라는 독특한 구호와 함께 짜릿한 승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컬링은 직접 체험하기에는 아직 생소한 스포츠다.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련 장비를 갖추는 것도 부담이다. 이를 단번에 해결해주는 ‘스크린컬링’도 있다. 스톤을 던지고 나면 브룸(빗자루) 대신 주먹 크기만한 게임패드 4개를 두드리며 스톤의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스크린스포츠는 이외에도 승마, 양궁, 볼링 등 다양한 종목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통해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고 VR, AR, AI 등이 접목된 미래 스포츠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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