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생건 '후' 누적 매출 2조원 돌파…로드숍은 경영악화
온라인 시장 확대…'인플루언서·왕홍(網紅)' 마케팅 활발해질 듯
'후' 비첩 자생 에센스/사진=LG생활건강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2018년 화장품 업계는 다사다난했다. 업계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고 스킨푸드 등 로드숍들은 경영 악화로 위기를 맞았다.

이 가운데 LG생활건강(LG생건) 프리미엄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는 중국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국내 화장품 업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다사다난 2018년…LG생건 뜨고 아모레·로드숍 지고

화장품 업계 ‘만년 2등’ LG생건은 2017년 아모레퍼시픽을 꺾으며 업계 1위로 올라선 뒤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생건이 아모레퍼시픽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후의 선전이 있었다.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후는 2006년 중국 내 인기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기용하며 2006년 551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6년 1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에는 한방 화장품 1위 ‘설화수’ 매출을 따라잡으며 LG생건의 매출을 견인했다.

LG생건이 훨훨 날았던 반면 한때 화장품 업계를 평정했던 로드숍들의 위기 상황은 지난해 더욱 악화됐다.

업계 3위였던 스킨푸드는 경영난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은 본사인 LG생건에 적정 마진과 온라인 저가 판매를 중지하라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서울 대표 뷰티 거리인 강남대로(강남역 10번 출구~신논현역 6번 출구)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강남 본점’,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플래그십 강남역점’에 이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편집숍 ‘아리따움 라이브(Live) 강남’이 문을 열며 이곳에 먼저 자리 잡고 있던 에뛰드하우스, 미샤,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등의 매출에 위협을 가했다.

명동에 늘어선 화장품 로드숍/사진=연합뉴스

◆화장품 최대 수출국 중국, 2019년 상황 어떻나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최대 수출국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2019년 안정적인 수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확연히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서치업체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톰 래퍼티 경제학자는 “지금까지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보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보게 될 것”이라며 “2019년으로 접어들면서 (관세폭탄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세가 상당히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풀리면서 지난해 말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됐지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관광객 매출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신 온라인 위주로 변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 패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화장품들이 성장했고 국내 제품들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며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시장이 눈에 띄게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망 다각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이탈리아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미국 동부, 캐나다 등에 이니스프리 매장 5곳을 신규 오픈하는 등 여러 화장품 업체가 중국을 넘어 미국·유럽·동남아로 수출 활로를 넓히고 있다.

중국 왕홍이 진행한 롯데면세점 라이브 방송/사진=롯데면세점

◆커지는 온라인 시장…‘인플루언서·왕홍(網紅)’ 잡아라

올해 화장품 업계는 온라인 쇼핑몰,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등 온라인 판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업체들 위주인 SNS를 이용한 개인 간 거래(C2C) 시장은 약 20조원으로 추산되며 한국 제품을 온라인몰을 통해 구매하는 중국인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인들이 국내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뷰티 제품 규모는 2014년 2035억원에서 2017년 1조9897억원으로 3년 만에 9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날로 영향력이 커지는 인플루언서(SNS 유명인)와 중국판 인플루언서 ‘왕홍’을 활용한 마케팅이 2019년에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왕홍은 왕루어홍런(網絡紅人)의 줄임말로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국내 면세점들도 지난해 왕홍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월 왕홍 100명을 초대해 한국화장품 이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 11월 왕홍을 초청해 화장품 소개, 메이크업 시연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중국인 대상 뷰티 클래스를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버, 왕홍 등은 특히 패션과 뷰티 분야에서 파급력이 크다”며 “현재는 중소기업 위주로 인플루언서·왕홍 마케팅이 활발하지만 2019년에는 대기업들도 온라인 마케팅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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