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9 기해년, 60년 만 '황금돼지해'
2019 소비트렌드 '피기드림(PIGGY DREAM)'
2019황금돼지해 소비트렌드 '피기드림(PIGGY DREAM)'. /사진=픽사베이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 온 ‘황금돼지’의 해. 돼지는 예로부터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꿈과 소망에 대한 기대도 더 남다르다. 결혼과 출산을 앞당기기도 하고 취업과 사업의 금전적 행운을 기도하는 새해. 바라는 소망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 ‘행운’이 가득하길 빌어본다. 돼지꿈을 말하는 피기드림(PIGGY DREAM)으로 풀어 본 올해 소비자 트렌드를 모아봤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새해의 소비트렌드를 연구해 발표하는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19년의 키워드 두운을 길몽을 상징하는 ‘돼지꿈’ PIGGY DREAM으로 요약했다.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두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생산과 소비가 한층 활발하게 일어나길 바라는 희망을 담은 키워드를 모아봤다. 

2019황금돼지해 소비트렌드 '피기드림(PIGGY DREAM)'. 그래픽=이석인 기자

◆P(Play the Concept)컨셉을 연출하라 당신은 #갬성(감성, 요즘 젊은이들이 온라인에서 감성을 일컫는 말)을 지닌 ‘컨셉러 Concepter(컨셉을 중시하는 소비자)’인가. 트렌드에 민감한 당신이라면 ‘갬성’이 감성의 오자가 아니라는 것을 감지해야 한다. 자기 연출에 푹 빠진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단어인 '갬성'. 2019년의 첫 번째 트렌드 키워드가 ‘컨셉’이 아닌 ‘컨셉의 연출’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재미있거나 희귀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갬성’ 터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컨셉이 될 수 있다.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하고 이성적인 이해보다 감성적인 공감을 선호한다. 이제는 마케팅이 아닌 ‘컨셉팅’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I(Invite to the ‘Cell Market’), 셀(세포)마켓 2019년에는 1인미디어로 직접 판매에 뛰어든 셀슈머(sellsumer)들이 주도하는 극도로 세분화된 세포단위 시장인 ‘세포 마켓’이 늘어날 전망이다. 세포마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기만족을 추구하면서 생산 또는 유통을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개인마켓, 1인마켓을 의미한다. 이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쇼핑 채널의 발달과 이용자 급증으로 인해, SNS를 통해 상품 판매 및 구매 증가로 이어지는 것과 밀접하다. 셀슈머(판매자(seller)와 소비자(consumer))를 주축으로 한 세포마켓은 새로운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10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흥행작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사진=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중

◆G(Going New-tro)요즘옛날, 뉴트로 최근 압도적인 흥행을 이어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본이에게 향수를 자극했다면 ‘레트로’, 신선함을 느낀이라면 ‘뉴트로’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레트로’는 옛것에서 추억과 공감을 느끼는 중장년층의 추억과 복고를 말한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옛것 그대로를 추구하는 레트로와 달리 옛 유행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복고 정도를 의미한다. 이미 과거를 지나온 이들에게 자취를 감춘 LP판과 추억의 전자오락실 게임 같은 것들이 과거에 대한 향수라면, 1020세대에게 옛것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그들에게 뉴트로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설렘이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선보인 친환경 종이빨대.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G(Green Survival)필환경 이제 환경 문제는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며 필환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8월 1일부터 환경부에서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서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규제했다. 머그컵, 텀블러 사용 활성화 등을 통해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에서는 종이빨대를 제공하거나 입구가 큰 새로운 리드를 선보였다. 카페뿐만이 아니다.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에 들어가는 환경 부담을 제로로 만드는 것. 앞으로 생존을 위해 환경에 대한 정책과 규제가 더 강화될 것이며 친환경적 소비는 큰 흐름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 역시 친환경 기업과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Y(You Are My Proxy Emotion)감정대리인 사람간의 접촉보다 디지털 기기와의 상호작용이 더 익숙해져 가는 변화 속에 대신 감정을 확인하고 표현해 주길 원하는 현상이다. 이른바 ‘감정의 외주화’다. 즐거운 것만 보고 좋은 감정만 느끼려고 한다. 직접 말하는 것이 불편해 내 감정을 대신하는 이모티콘을 날린다. 인간의 기본 감정조차 타인으로부터 답을 구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전지적 참견 시점>, <나혼자 산다>, <미운우리새끼> 등 ‘액자형’ 관찰예능 프로그램에서 리액션 전문 패널이 등장해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것도 이와 관계가 깊다. 당신은 이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 표시를 대신한다.

2019황금돼지해 소비트렌드 '피기드림(PIGGY DREAM)'. /사진=픽사베이

◆D(Data Intelligence)데이터지능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지, 여자친구와 기념 데이트 장소는 어디가 좋을지, 이제는 이에 대한 답을 ‘데이터’가 알려준다. 데이터 인텔리전스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분석 기술의 결합, 안면·음성인식 등 데이터 식별 기능이 통합된 기술을 바탕으로 구매 추천이나 의사 결정에 활용해 다양한 가치 창출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드사의 고객 데이터와 인공지능 스피커의 음성인식 기술이 결합해 카드 사용정보를 알려주고 결제까지 도와준다. 일본의 한 화장품 회사는 얼굴 사진을 바탕으로 피부 상태나 기분을 분석하고 날씨 조건까지 고려해 최적의 스킨케어 제품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대형쇼핑센터 내부에 공존하는 문화감성공간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사진=별마당도서관

◆R(Rebirth of Place)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낮에는 은행이었지만 저녁에는 북카페로 책을 읽는 이들이 모여든다. 한쪽에서는 자동차 전시회가 열리고 같은 공간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주변환경에 따라 피부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공간의 화려한 변신이 사람들을 이끌고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명 ‘카멜레존’으로 불리는 이곳들은 온라인 보다 더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오프라인 명소다. 전시장과 공연장, 플래그십 스토어 등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문 닫은 공장이 카페로, 좁은 골목길이 핫플레이스로 바뀌며 급변하는 시대흐름 속에 자신들의 상권을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E(Emerging Millennial Family)밀레니얼 가족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족 모습은 ‘내’가 있고 그리고 ‘가족’이 있다. 밀레니얼 가족들은 개인의 시간과 공간을 중요시하고 취미활동과 자기계발에 열중한다. 과거 권위주의적이거나 무조건적인 헌신보다 자식들과 친구처럼 소통한다. 부부의 역할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함께 집안일을 하고 경제활동을 해나간다. 전자레인지에 돌린 즉석밥과 냉동 반조리 식품,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고 아침에 배송 받은 따끈한 미역국과 케이크로 아침을 차리는 엄마와 이를 먹는 가족들이 ‘밀레니얼 가족’의 일면이다. 밀레니얼 엄마는 로봇청소기와 식기세척기 그리고 빨래건조기에게 집안일을 맡기고 자신을 가꾸는데 시간을 투자한다.

꿈꾸는 이들의 도시를 표현한 영화 '라라랜드'. /사진=영화 라라랜드

◆A(As Being Myself)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나를 아끼고 사랑하라’ 라라랜드가 꿈꾸는 이들의 도시라면 ‘나나랜드’는 궁극의 자기애로 무장한 사람들의 땅이다. 나나랜드에 사는 나나랜더에게 타인의 시선, 사회의 기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나를 보는 ‘나’의 시선이 가장 중요하고, 나의 기준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하며, 지금 이대로의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을 가장 사랑한다. 넉넉한 체형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최고의 모델로 등극하고 40대 여성이 아이돌 팬으로 ‘입덕’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다양성을 중시하고 차별화된 기호를 가진 나나랜더 소비자들을 공략하려면 기존의 틀을 깨는 신박한 아이템과 마케팅만이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

◆M(Manner Maketh the Consumer)매너소비자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는 ‘갑질’이었다. 그런데 대기업 오너들이 하는 횡포만이 갑질이 아니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일상 환경에서 마주하는 근로자들에게 ‘갑질’을 행한 적은 없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부 소비자의 악의적인 ‘소소한 갑질’이 늘어나면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서비스업 근로자들도 보호받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주나 경영자 입장에서도 직원에게 무조건 참고 친절하라고 강요하기 어렵게 됐다. 워라밸에 이어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매너 균형을 도모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의 지향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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