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기관투자가 2)비트코인ETF 3)비트코인 반감기
비트코인, 상반기 바닥 다진 후 반등 가능성
美 Fed 긴축·달러약세 등 지정학적 요소도 변수
2019년 가상화폐 시장에 기관투자가와 비트코인ETF, 비트코인 반감기에 따른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2019년 새해를 맞아 가상화폐 시장 상승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기관투자가와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여부,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 등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가상화폐 시장이 올해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1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트레이딩뷰닷컴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3700~3900달러대(약 422만원)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새해를 앞두고 4000달러 하단을 터치하는 듯 보였으나 가격이 오르면 매도가 이어지고, 가격이 내리면 다시 매수가 계속되며 큰 폭의 변화는 없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 20일 4000달러 위로 올라선 뒤 다시 3000달러 중반대 흐름을 이어갔다.

◆ 2019년 ‘큰 손’ 주목..비트코인ETF 승인 여부도 관심

새해 가상화폐 시장 반등의 기대는 기관투자가에 집중되고 있다. 호주 경제매체 파이낸셜리뷰에 따르면 아폴로 캐피털 펀드(Apollo Capital Fund)의 헨릭 앤더슨 수석 투자책임자는 “2019년에는 기관들이 점진적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이미 미국 대학교 기금 등 기관투자가 자금이 가상화폐 펀드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기관투자가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가진 막대한 자금력 때문이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블랙록, 밴가드, UBS, SSGA, 피델리티 등 글로벌 상위 5개 자산운용사가 가상화폐 시장 투자를 시작하면 약 1900억~5860억달러(약 211조~651조원)의 자금 유입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관투자가나 헤지펀드 등 이른바 ‘큰 손’들은 가상화폐 시장 불확실성과 해킹 등의 리스크 때문에 시장 진입을 꺼려왔다. 하버드, 예일, 스탠퍼드 등 세계적 명문 대학교들이 수십억 달러 기금을 가상화폐 투자에 쓰기도 했지만 일부에 불과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가상화폐 가격 하락세가 빨라지면서 투자를 철회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속출했다.

업계에선 2019년 가상화폐 시장이 안정화되고 기관투자가를 위한 비트코인ETF나 커스터디 서비스 등이 활발해지면 기관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 기반이 만들어진다면 기관투자가 유입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flickr

이를 위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모인다. 비트코인ETF 승인을 결정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내년 2월 28일 반에크(VanEck)와 스타트업 솔리드X가 신청한 ‘반에크-솔리드X 비트코인 ETF’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비트코인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가가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비트코인ETF 승인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SEC가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에 증권법을 적용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제이 클레이튼 SEC 의장 역시 비트코인 ETF 승인에 소극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클레이튼 의장은 지난해 11월 28일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투자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 ETF는 조작 위험에서 벗어나 있지 못 하고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에서의 안전장치 역시 없다”며 “거래소에서의 가상화폐 가격 조작 이슈도 여전하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할 필요가 크다”고 지적하며 가상화폐 시세 조작 가능성과 그를 막을 안전 장치가 없다면 비트코인ETF를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비트코인 반감기 진입…상승 매개체 될까

비트코인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017년 12월 16일 1만9650달러(약 2186만원)까지 오른 비트코인은 지난해 1월 6일 1만7098달러를 정점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사진=트레이딩뷰닷컴

비트코인 반감기에 따른 가상화폐 가격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총 발행 한도를 2100만개로 제한해두고 일정량 이상이 채굴되면 채굴될 수 있는 비트코인 수를 절반으로 줄이도록 설계됐다.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겪으면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절반씩 줄어드는 셈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두 번째 반감기를 거쳐 하나의 블록을 채굴하면 12.5개의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채굴 규모를 감안하면 세 번째 반감기는 2020년 6월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채굴되는 비트코인은 6.25개로 줄어들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SEC의 비트코인ETF 승인 시점인 2월경에 비트코인이 바닥을 다진 뒤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3500~4000달러선에서 움직이는 비트코인이 한차례 더 꺾인 다음 상반기 중 6000달러를 회복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과 관련한 거시 경제 요인도 있다. 연준은 지난 20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2.25~2.5%로 상향 조정한 뒤 2019년에도 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그러나 연준이 긴축에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통상 달러 약세는 투자 심리를 부추겨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골드만삭스의 카렌 라이흐곳(Karen Reichgott)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이외 지역의 성장 기대치와 위험 요인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2019년 미국 성장세가 약해질 거란 관측과 동시에 중국·일본 통화에 대한 달러 약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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