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8년 힘겨운 한해 보낸 보험업계
2019년에도 기대와 위험이 상존하는 흐린 전망
보험사 신시장으로 영역 넓히며 기회 찾아야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2018년 힘겨운 한해를 보낸 보험업계는 새로이 맞이하는 2019년에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보험업계에는 기대요인과 위험요인이 상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계약이 위축되고 소비자 권익 강화로 업계 전망이 흐린 상황에서도 위기 속의 숨은 기회를 노리고 있다.

사진=pixabay.

◆인슈어테크·간병보험·펫보험·미니보험 등 신시장으로 영역 넓혀

2019년 보험산업의 기대요인으로는 우선 이자수익 증대가 있다. 지난 11월 30일 한국은행은 2018년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1년만에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인상이 보험사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고객에게 안전성이 높은 장기채권에 투자한다. 보험금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특성 때문이다. 이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도 인상돼 보험사들의 장기채권 이자수익이 늘어나고 자산운용수익률 증가로 이어진다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상품 확대에 따른 체질개선도 보험사들에게는 긍정적 요소다. 보험사들은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에 맞춰 외형 성장을 이끌었던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 비중을 늘리며 체질개선을 단행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이 건전한 자산 구조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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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험업무에 접목하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인 '인슈어테크'도 보험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산업에서 인슈어테크는 온라인 판매와 사물인터넷 등을 통해 폭넓게 활용이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상품과 가격비교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거나 사물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의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보험 가입자의 위험 분석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다. 지난 27일 보험개발원은 조직 개편을 통해 인슈어테크 전담팀을 구성하고 인슈어테크 매트릭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고령화로 인한 상해·질병보험의 수요 증가도 있다. 보험연구원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24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질병, 상해에 대비한 보험수요는 2017년에 비해 2018년 각각 1.8%p, 2.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지속됨에 따라 2019년에도 상해·질병보험에 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최근 치매와 뇌경색, 퇴행성 질환 등 장기 간병이 필요한 질병의 발병률이 크게 높아지며 간병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유병자까지 보장 범위를 넓힌 치매간병보험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간병보험을 포함해 펫보험, 미니보험 등 새로운 보험 영역의 확장도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경기 어려워져 계약 해지늘고...금융당국 규제압박도 더해져

2019년 보험업계는 지속적인 경기둔화와 회복지연 등에 따라 신계약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며 보험 해지도 늘고 있어 보험사들의 근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31일 생명보험협회 월간통계에 따르면 2018년 3분기까지 생명보험업계의 해지환급금과 효력상실환급금은 20조3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7514억원이 증가했다. 2017년 3분기까지 해지환금급·효력상실환급금은 17조6365억원이다. 2016년와 비교하면 상황은 더 어렵다. 2016년 3분기까지 발생한 해지환급금과 효력상실환급금은 15조9153억원으로 2년새 28%나 증가한 것이다. 가뜩이나 신계약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계약마저 빠져나가고 있어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019년 보험산업의 위기요인으로 경기 불황,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한 해약환급금 증가를 꼽았다.

금리상승은 장기적으로는 보험업계에 자산운용수익을 늘려주는 기대요인이면서 단기적으로는 보험사 금융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위험요인이 될 수 도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사들이 회계 상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놓은 채권에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저금리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채권평가이익을 거두기 위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며 규모를 늘렸다. 저금리 상황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은 평가이익이 발생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하는 시점에는 반대로 손실이 발생해 보험사에 타격을 줄 수 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규제 압박도 2019년 위기 요인 중 하나다. 보험금지급 관행 개선 등 보험소비자 권익 강화로 인해 지급 보험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내년 초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주도한 ‘보험산업 감독혁신TF’의 보험산업 혁신안 발표가 예정돼 있다. TF는 보험의 불명확한 약관이나 상품 부실 안내, 불투명한 보험금 지급 등 불완전판매와 소비자보호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내년부터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도 실시한다. 2015년 폐지된 후 지난 5월 윤 원장이 취임하며 3년만에 부활한 종합검사는 금융사의 재무부터 영업활동까지 모든 것을 조사하는 제도다. 이에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회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검사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금융은 전통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큰 산업인데다 갈수록 금융상품의 종류가 늘고 구조도 복잡해지면서 금융사와 소비자간 정보의 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기에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 분쟁이 끊이지 않게 된다”며 “올해도 금융회사의 영업행위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 교육 등 사전적 소비자보호와 분쟁조정 등 사후적 소비자보호의 실효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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