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판기·배달 등 기존 시스템 활용하고 업종별로 주목기술도 달라
홈플러스 강서점 매대전경./ 홈플러스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2019년 시작부터 유통업계는 최저인금 인상에 따른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최저임금이 2년 연속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인건비 대체 방법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최저시급은 올해(7530원)보다 820원 늘어난 8350원이다. 지난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약 10%가 인상된 것이다.

유통업계는 업태 특성상 새로운 점포를 출점하며 고용이 증가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고용인원도 다수라는 소리다. 이 상황에서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는 정규직 근로자부터 아르바이트생까지 해당된다. 최저임금이 인상될 수록 유통업체들은 직접적인 부담요인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충남 당진시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상품을 운반하고 있다./ 연합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까지…“인건비 어떡해”

최저임금이 전년보다 10%이상 인상된 가운데 추가로 최저임금 계산법에 주휴수당도 명시화됐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법정 주휴시간(일요일 8시간)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방침을 추가했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1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하면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이다.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법정 주휴시간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에는 주 15시간 이상 근무 시 1주일에 하루 주휴수당 지급이 명문화된다. 앞으로 주휴수당 미지급은 불법이 된다. 

이같은 상황에 재계와 소상공인들은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당장 최저임금 인상도 자체가 버거운데 주휴시간까지 포함시키면 인건비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 중인 상태다. 정부는 과거 관행을 단순히 기재하는 것일뿐이란 지적이다. 업체들은 가중된 인건비 부담을 정부에 호소하는 한편 새로운 활로 찾기에 분주해졌다.

자판기 매장 선보인 '세븐일레븐', 배달사업 확대한 'SPC그룹'./ 각사취합

◆기존 시스템 개선 및 적재적소 활용법 주목

인건비 부담에 유통업체들이 고안한 방법 중 하나가 과거 시스템을 활용을 극대화시켜 적용하는 방안이다.

특히 과거 무인 시스템인 자판기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동안 뜸했던 자판기가 급속도로 사용영억을 넓혀가더니 커피나 음료수 수준에서 벗어나 꽃이나 화장품, 반찬, 네일아트에도 진출했다.

다양한 자판기를 한곳에 모아 편의점 형태로 운영하는 업체도 나왔다. 세븐일레븐은 주유소 인근에 자판기형 편의점을 내놓으며 차별화를 꾀했다. 농협경제지주도 자판기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는 서울 여의도와 왕십리에서 화장품 자판기 ‘미니숍’을 운영 중이며,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는 최근 오픈한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에 스킨케어·색조 등 베스트셀러 인기 상품을 빠르고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프트 자판기’를 도입한 상태다.

프래차이즈·외식분야에서는 주문시스템이 화두다. 점포임대료와 고용인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SPC그룹을 필두로 CJ푸드빌 등이 배달사업에 뛰어들었다.

2017년부터 배달 사업을 시작한 SPC그룹은 기존 주력 브랜드의 배달매장 수를 크게 늘렸다. 파리바게뜨 배달 매장을 2018년 말 70개에서 현재 640개로 9배 이상 늘렸으며 배스킨라빈스의 경우 1300개 매장 중 1100곳에서 배달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해 CJ푸드빌도 빕스(VIPS), 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 음식을 가정간편식으로 만들어 배달음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롯데마트 'OR스캔 쇼핑', 롯데홈쇼핑 'AR View', 롯데백화점 '몬스터 VR’, 이마트 스마트카트 '일라이'./ 각사취합

◆도입된 IT기술, 업종 업체별로 달라

IT기술을 도입해 인건비를 해결하는 방법도 주목받고 있다. 간편 결제 시스템 활성화,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 스마트폰 앱을 통한 사전 결제 시스템 도입 등 전자통신(I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들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것이다.

유통업계 신기술 도입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업종 업체별로 도입된 신기술이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경우 음성기술을 기반으로한 결제 기술에 치중한 반면 백화점 홈쇼핑은 VR(가상현실) 또는 AR(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할 때가 많다. 추가로 대형마트들은 대다수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는 업종 특성에 맞게 IT기술이 접목됐다고 볼 수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경우 빠르게 소비하는 공간인 점을 고려해 관련 기술들이 주로 도입됐다. 홈쇼핑은 물건을 직접 수령할 수 없다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AR 기술이 주로 이용됐다. 백화점의 경우 한정된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VR또는 AR기술이 마련된 것이다.

또 업체별로 주목하는 IT기술이 다른 경우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의 경우 빅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멤버스를 주축으로 유통사 고객정보를 수집해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반면 기술 중심의 시스템을 선택한 GS리테일의 경우 LG CNS, LG전자 등과 함께 사업을 진행한 결과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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