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경제 하강국면 진입

한국 자동차 산업 2년 연속 정체

내수시장 부진, 국내 완성차 업계 위축 우려
수출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황금 돼지의 해' 기해년이 밝았다. 예부터 '황금'과 '돼지'는 부와 재력을 상징했다. 재물이 넝쿨째 굴러 들어 올 것 같은 '황금 돼지의 해'인 2019년. 대한민국의 경제의 주춧돌인 자동차 산업도 부흥기를 맞이할까. 안타깝게도 산적한 악재 속에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 경제가 하강국면에 진입한데다 내수 역시 부진하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다가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2019년. 세계 경제의 거시적 흐름 속에서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살아 남을 방법을 모색해 봤다.

◆세계 경제 하강국면 진입

2019년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됐던 저상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가 성장 모멘텀 둔화 속에 정책 환경 악화로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간 갈등 장기화와 본궤도에 오른 선진국의 통화긴축 정책, 유럽과 중동 등 정정불안 등이 경기 둔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2019년 전 세계 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은 2.1%, 신흥시장개도국은 4.7% 성장할 것으로 봤다. 같은 해 7월 전망치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금융·재정위기 후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 확대 정책을 폈던 선진국은 2019년 물가 상승 및 금리 정상화 압박 속에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위축 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중심으로 수출 수요 부진이 커지면서 신흥개발국은 세계 교역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라 외채 부담이 커지면서 금융 리스크도 증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책기조 변화가 세계인의 지갑을 좀처럼 열리지 않게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확대와 미중 무역전쟁에서 보듯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금융불안과 소비·투자 위축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가도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세와 선진국의 긴축정책 등의 영향으로 유가는 지난해 1배럴당 65달러에서 올해 63달러 선으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이 강경 대응에 나선다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이스라엘 동맹과 이란의 관계 악화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세계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경제 파탄과 정전 불안에 따른 생산 감소 지속 역시 국제 유가의 상승 요인이다. 반면 글로벌 경제 불안 확대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 및 전략비축유 방출, 유럽의 기준금리 인상과 OPEC의 증산 등의 요인은 국제 유가를 하락세로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한 마디로 유가가 어찌될지 현 시점에서 쉽사리 예상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도 정체 위기를 맞았다. 연합뉴스

◆한국 자동차 산업, 2년 연속 정체 위기

글로벌 경기 하강 국면 속에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중국, 미국, 유럽 등 3대 글로벌 시장 부진과 국내 내수 감소 등 악재로 2년 연속 정체의 늪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건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회복세와 인도의 성장세 지속은 위기를 타개할 '흙속의 진주'다. 기해년 유럽은 디젤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가시화로, 중국은 정체 국면에 빠진 성장세 그리고 미국은 금리 인상 압박에 따른 할부금리 상승 등 악재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할부 금융이 확대되는 러시아와 유가 안정 및 경기 부양 확대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인도, 주요 업체의 공급량 증가로 주목 받고 있는 브라질 시장 등은 한국 자동차 업계가 주목해야할 시장이다. 
 
2018년은 단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승용차량의 비중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기해년은 이런 추세에서 다소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SUV 확대 비중이 다소 약화되는 가운데 고급차 부문에서 중국 등 신흥시장 중심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해년 친환경차의 성장세는 자동차 업계의 최대의 화두가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1~10월 기준 한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258만 대의 친환경차량을 팔았고, 연판매량은 337만 대에 달한다. 2017년과 비교해 20.0%나 대폭 성장했다. 중국이 신에너지 차 의무생산 규제를 시행하는 기해년에는 친환경차의 판매고는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연비규제 완화 가능성과 GM과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역시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호재다.

기해년 새해, 한국 자동차 산업은 경기 침체 여파로 내수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기해년, 한국은?

2018년 SUV 신모델 출시 확대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연간 0.9% 증가한 181만 대의 판매고를 올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해 기해년 내수 시장 전망은 부정적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 부진의 여파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별소비세를 인하했음에도 하반기 내수 시장 판매량은 2017년 대비 1.0%나 줄어든 179만 대에 그쳤다. 2018년 하반기 국내 업체는 물론 외산차 업체까지 SUV 신모델 출시를 확대하며 소비자의 구매 폭을 넓힌 부분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 상승과 소비심리 악화 등은 저성장 국면에 빠진 한국 경제의 기해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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