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2018년 한국영화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극장가 성수기로 불리는 추석 연휴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데 이어 12월은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이 7년 만에 최저치인 47.2%를 기록했다. 2017년 12월 ‘신과함께-죄와 벌’ ‘1987’ ‘강철비’ 등이 흥행으로 78.2%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연간 한국 영화 점유율은 ‘신과 함께’ 시리즈 등의 흥행으로 51.1%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8년 연속 과반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2014년(50.1%) 이후 최저 수준에 그쳤다.

수많은 영화제작사, 투자배급사가 더 이상 스타 캐스팅과 대작이라는 이유로 흥행이 통하지 않는 시대인 것을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 외화에 밀린 한국영화는 2019년,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다양성과 차별성에 힘을 기울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유명 감독과 스타의 만남

영화 '기생충' 스틸

2019년 역시 유명 감독과 스타가 만난 작품들이 관객을 만난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신작 ‘기생충’(CJ엔터테인먼트)은 영화팬들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 사장(이선균)네 과외 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그린 영화다. 송강호는 “독특한 가족 이야기”라고 소개한 만큼 봉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입소문이 났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영화 ‘괴물’(2006년) 이후 조우한 송강호, 박해일의 ‘나랏말싸미’(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 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영화 관계자는 “송강호도 송강호지만 박해일의 미친 연기를 볼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남산의 부장들' 티저 포스터

‘마약왕’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을 내세운 ‘남산의 부장들’(쇼박스)을 선보인다. 1970년대 정치공작을 주도하며 시대를 풍미한 중앙정보부 부장들의 행적과 그 이면을 재조명해 화제를 모은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한다.

한석규와 최민식이 1999년 ‘쉬리’ 이후 다시 만난 사극 ‘천문’(롯데)은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담았다. ‘덕혜옹주’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대세’는 오컬트 장르

영화 '사자' 스틸

영화와 브라운관 안팎으로 오컬트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2019년 역시 다양한 오컬트 영화가 개봉한다.

안성기와 박서준, 우도환을 내세운 ‘사자’(롯데)는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의 신작으로 아버지를 잃은 격투기 선수가 구마 사제를 만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의 사신과 최후의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의 오컬트 액션물이다. 제작비로 100억 원 안팎이 들었다.

이정재와 박정민이 뭉친 ‘사바하’(CJ)는 종교 문제를 조사하던 박 목사가 신흥 종교와 관련된 사슴동산을 수사하면서 초현실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하정우와 김남길이 주연한 ‘클로젯’(CJ)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 후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딸의 실종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남자가 아빠를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영화다. 하정우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작품으로 기발하고 획기적인 시나리오로 정평이 나 있다.

■ 여성 캐릭터 활약 두드러진다

영화 '뺑반' 포스터

올 한 해는 여성 주인공들의 온기가 살아있는 작품들이 줄지어 개봉한다. 이영애는 영화 ‘나를 찾아줘’(워너브러더스코리아)를 통해 1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정연이 실종된 아들과 닮은 아이를 봤다는 연락을 받고 낯선 마을로 찾아가는 내용의 드라마다.

공효진은 ‘뺑반’(쇼박스)로 ‘걸크러쉬’ 매력을 뽐낸다.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류준열, 조정석 등도 함께 출연한다.

영화 '콜' 포스터

배우 박신혜와 전종서가 만난 ‘콜’(NEW)은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있게 담아낸다.

라미란과 이성경이 만난 코믹극 ‘걸캅스’(CJ)는 결혼과 사고로 민원실로 각각 발령이 난 미영과 지혜가 우연히 접한 범죄 사건을 집요하게 쫓는 내용을 담는다.

■ 드라마부터 청춘 멜로까지

영화 '생일' 스틸

드라마는 대부분 제작비 100억 원 대 미만의 영화다. 설경구와 전도연이 만난 ‘생일’(NEW)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설경구와 전도연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년) 후 17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충무로에 뜸했던 멜로 장르 역시 부활한다. ‘대세’로 떠오른 정해인과 김고은의 멜로 ‘유열의 음악앨범’(CGV아트하우스)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남녀가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은교’ ‘침묵’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어쩌다 결혼’(CGV아트하우스)은 자유를 갈구하는 항공사 오너 2세와 스스로의 인생을 찾으려는 전직 육상선수가 계약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로맨스 코미디다. 김동욱과 고성희가 주연을 맡았다.

'가장 보통의 연애'(NEW)는 사랑에 상처받아 마음이 고장 난 두 남녀의 문제 많은 연애담을 그린 현실 로맨틱 코미디다. 공효진과 김래원이 MBC 드라마 ‘눈사람’(2003년) 이후 재회한 작품이다.

이처럼 2019년 한국영화는 한 층 다양한 장르와 차별화된 소재로 관객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대작보다 가성비 위주의 영화 제작이 활성화 된 추세”라며 “획일화된 작품이 아닌 차별성 있는 소재들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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