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SK 주력 D램,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될 것
반도체 호황 둔화, 2분기부터 개선 전망
삼성전자 서초사옥. /픽사베이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황금돼지의 해를 맞은 기해년(2019년) 새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가격 하락’, ‘시장 규모 축소’, ‘중국의 굴기’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황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력인 D램 시장에서 74.6%(올해 3분기 기준)의 점유율을 달성,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43.6%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는 29.9%로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21.6%)을 따돌렸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56.7%를 달성하며 매출(11조4168억원)과 영업이익(6조4724억원)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55.1%(매출 24조7700억원, 영업이익 13조6500억원)를 기록했다.

세계 최초 8GB 초슬림 모바일 D램. /삼성전자

◆삼성·SK 주력 D램, 가격 하락세 뚜렷

하지만 올해는 D램 가격 하락세가 전망되면서 예년만 못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D램 가격은 15% 이상 하락했고, 11월에는 1.64% 더 떨어졌다. 새해 1분기엔 약 10%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주요 수요처도 전망이 밝지 않다. 스마트폰은 지난해 14억4000만대 정도가 출하됐다. 이는 10여년 만에 처음 역성장한 것이다.

물론 컨설팅그룹 딜로이트는 ‘기술, 미디어, 통신 예측 2019’ 보고서에서 새해 20개 단말기 제조사가 5세대(G) 스마트폰을 출시해 연말까지 100만대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의 1%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5G 스마트폰 판매 부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관련부품 단가가 4G 단말에 비해 40~50달러가량 비싸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새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를 4901억달러로 봤다. 지난해 4780억달러보다 ‘2.6%’ 성장하는 셈이다. 2018년 성장률(15.9%)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역시 반도체 시장 증가율을 지난해 11.8%에서 올해는 6.8%로 낮춰 잡았다.

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중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압박…벌금 부과 카드 만지작

경쟁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중국 당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3강을 겨냥해 반독점 조사를 진행 중이다. 3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끼워팔기 등을 했다며 8조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무엇보다 푸젠진화, 이노트론 등의 중국 기업들도 새해부터 D램 양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 1분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설비 투자 폭을 줄이는 등 단기적인 대응에 나섰다.

에이수스 ROG 개틀링 GL12CX’ 게이밍 데스크톱. /에어수스

◆고사양 PC 수요 증가, 가뭄의 단비될까

다만 개인용컴퓨터(PC) 수요 증가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예컨대 인텔은 지난해 9월 말 “CPU 공급 부족은 PC 수요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에 긍정적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고사양 PC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게임이 새로운 문화 및 스포츠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인 온라인 미디어는 취미 생활을 넘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 힘을 보태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는 지난해 1~11월 동안 200만원 이상 고성능 데스크톱 PC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7% 급증했다고 밝혔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수요 증가율은 ‘상저하고’가 뚜렷할 전망”이라며 “PC는 1분기 인텔 CPU 공급부족 해소, 모바일은 2분기 탑재량 증가, 서버는 3분기 데이터센터 최적화 마무리에 의한 설비투자 재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우려와 달리 새해에도 타이트한 D램 수급이 지속되는 등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이후 업황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5G 통신 시장이 본격화로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PC 시장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형성됐던 것과 달리, 현재는 서버·모바일 등 신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미래사업 부문에서도 수요가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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