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바이오주 테마감리…지난해 회계 이슈로 고전
한미·녹십자·SK바이오팜 등 신약 개발 성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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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는 분식회계,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적정성 테마감리, 리베이트 등 악재가 겹쳐 지난해 홍역을 단단히 치렀다. 실적도 대다수 제약사가 전년 대비 감소해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위기감 속에서 맞이한 올해에는 많은 제약사들이 굵직한 신약 개발 성과로 ‘홈런’을 치려고 벼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의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3분기(별도기준) 전년 동기 0.3% 감소한 매출 3756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77.3% 줄어든 4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2위 GC녹십자의 3분기 매출은 3523억원으로 3.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1% 소폭 감소한 279억원으로 나타났다.

종근당도 매출은 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11.3% 감소했다.

대웅제약 또한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77% 감소한 80억원으로 나타나났으며 한미약품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2.8% 줄어든 215억원을 기록했다.

◆분식회계·바이오주 테마감리·리베이트·상장폐지…탈 많았던 2018년

지난해 업계의 가장 큰 악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이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하고 특별감리에 들어간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회계기준 위반’을 통보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분식회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지난해 11월14일 삼성바이오의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한 달 뒤인 12월10일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의 상장 유지를 결정하며 거래는 다시 재개됐다. 하지만 아직 삼성바이오와 금융당국과의 법정 공방이 남아 있어 새해에도 분식회계 이슈는 이어질 전망이다.

분식회계 의혹은 삼성바이오만이 아니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매각하며 영업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국내 대표 바이오의약품 기업 셀트리온이 생산한 제품의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업체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금융당국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자의적으로 회계처리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적정성에 대한 테마감리에 착수했다. 일부 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는 바이오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더했지만 같은 해 9월 금융당국이 신약은 임상 3상 개시 승인 시점부터, 바이오시밀러(복제바이오의약품)는 임상 1상 개시 승인부터 자산화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불법 리베이트와 상장폐지 이슈도 올 한해 제약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중견 제약사인 안국약품, 국제약품, 동성제약은 불법 리베이트로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경남제약은 경영 악화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태다.

자료=각사

◆'황금 돼지해' 2019년 굵직한 신약 개발 성과 기대

악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유한양행, 코오롱생명과학, 인트론바이오 등 다수 업체가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해외 업체에 기술이전하며 국내 제약 산업의 미래를 밝혔다.

특히 유한양행은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을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이전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국내 항암제 단일 기술이전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신약 개발은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과 수조원대 비용이 들지만 성공률이 낮은 만큼 제약사들이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잘 만든 신약 하나가 제약사의 미래를 이끌 수 있어 올해도 제약사들은 활발하게 신약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3상을 완료하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GC녹십자는 면역·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 ‘IVIG-SN’에 대한 허가를 위해 FDA에 제출할 추가 자료를 준비 중이다. 허가 시 2020년 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도 최근 FDA에 뇌전증(간질)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 판매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나보타'의 미국 출시를 위해 현재 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올 상반기 나보타의 현지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 심사 절차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밖에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동아ST 당뇨병성신경병증 신약후보물질 ‘DA-9801’, 바이로메드 ‘VM202-PAD’ , ‘VM202-DPN’, 신라젠 ‘펙사벡’ 등도 신약 탄생이 기대되는 신약후보물질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사회구조적으로 제약·바이오 성장을 뒷받침하는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되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며 “2019년에는 후기 임상 진입 또는 종료, 제품 승인을 앞둔 국내 파이프라인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의 과감한 R&D(연구개발) 투자가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진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R&D 모멘텀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은 쉽게 소멸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자료=각사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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