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언니’(1월 1일 개봉)는 사라진 동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니 인애(이시영)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극이다. 어렵지 않은 단순한 내용에 정통 복수극을 차용했는데 모든 장면이 이시영의 100% 리얼 액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부패한 권력과 악인들을 응징하는 이시영의 거침없는 질주가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언니’는 인애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전직 경호원인 인애는 과거 과잉경호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해 하나뿐인 피붙이 은혜(박세완)와 재회한다. 은혜는 언니 인애밖에 모르는 순수한 아이로 인애가 꼬박꼬박 붙여준 돈으로 언니가 입을 하이힐과 원피스를 산다.

자매의 좋은 날도 잠시, 어느 날 동생 은혜가 실종된다. 인애는 동생의 흔적을 찾던 중 경악할 만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며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휩싸인다.

그저 동생이 찾고 싶을 뿐인 인애는 수 없이 많은 걸림돌을 거치게 된다. 동생을 찾으려면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뻔뻔한 사채업자, 동생을 ‘노리개’로 여기는 남성들 등 다양한 악인들과 맞서게 된다.

소재가 미성년자 성폭행이라는 점에서 일부 관객들은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자극적인 설정을 배제하고 여성 성 상품화에 경종을 울리며 기존 동일 소재의 영화들과는 차별을 둔다.

영화 '언니' 리뷰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분노가 극에 달하는 인애를 보는 재미도 있다. 악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단하며 혈투를 벌이는 장면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오랫동안 사회에 뿌리 내린 여성성과 상반되는 파격적인 액션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이 과정에서 이시영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이 빛을 발한다. 실제로 대역 없이 액션을 펼친 이시영은 하이힐, 권총, 해머 등 각종 도구를 이용한 액션과 맨몸 액션까지 소화했다. 기존의 여성 액션영화와는 차별화 된 ‘리얼 액션’으로 현실감을 더한다. ‘언니’는 개봉 전부터 여자판 ‘아저씨’ ‘테이큰’으로 비교된 바 있다. 이러한 수식어가 민망하지 않을 만큼 이시영의 완벽한 액션이 돋보인다.

은혜를 연기한 박세완의 밀도 있는 연기가 영화의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는 박세완의 각오가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한다. 한없이 순수하지만 마음 속 깊이 씻어내기 힘든 아픔을 지닌 인물을 완벽히 표현하며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린다.

여기에 속을 알 수 없는 한정우 역을 소화한 이준혁과 악인으로 분한 최진호, 이형철, 김원해의 내공 있는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더한다.

여전히 사회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여성 범죄에 대한 경종과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작품임에는 충분하다. 다만 친절하지 않은 전개와 다소 투박한 연출이 아쉬울 수 있다. 러닝타임 94분.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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