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노믹스 프론티어(91)] 기업들이 경기장을 소유하지 않는 이유…‘법적으로 불가능할까?’
[스포노믹스 프론티어(91)] 기업들이 경기장을 소유하지 않는 이유…‘법적으로 불가능할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1.10 18:45
  • 수정 2019-01-23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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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스포츠 구단의 경기장 소유를 권장하는 법률 개정을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청원자는 스포츠 구단이 경기장을 직접 소유하지 않아 구단 중심의 경기장 개·보수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경기장 개선이 진행되면서 구단의 특색을 살린 경기장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청원자의 말대로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마음만 먹으면 경기장을 소유할 수 있다. 문제는 세금이다. 

구단이 보유한 경기장은 세법상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분류된다. 비업무용 부동산이란 기업이 취득 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때까지 업무에 직접 사용하지 않거나 업무에 필요한 적정한 기존면적을 초과하여 보유하는 토지·건물 등을 가리킨다. 기업이 만약 비업무용 부동산을 보유·양도하려면 지방세법·법인세법 등에 따라 높은 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본래 비업무용 부동산은 기업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생긴 제도다. 하지만 구단 운영을 위한 경기장까지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구분되면서 기업들이 경기장 보유에 난색을 표하는 실정이다.

청원자는 “스포츠 정규 리그가 개최되는 동안에는 영업 활동이 이뤄지고 그 외 기간엔 시설 대여 등으로 부대 수익을 창출하므로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경기장은 영업용 부동산으로 분류되는 게 맞다”며 “세법 개정을 통해 세금 부담을 줄여 스포츠구단의 경기장 소유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경기장 건설에 발 벗고 나서는 프로야구 구단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경기장을 보유하지 않는 대신 장기 임차 방안을 찾고 있다. 일부 프로야구 구단의 경우 경기장 건설에 투입되는 사업비 일부를 모기업이 부담하고 지자체로부터 장기 임차하는 형식으로 실질적인 경기장 운영권을 갖는다. 구단은 경기장의 상업 시설을 이용해 이익을 내면서 그중 일부를 지자체와 나누기도 한다.

2014년 문을 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홈구장으로 옛 무등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기아자동차가 구장 건설비 994억원 중 300억원을 투입, 광주시로부터 25년 동안 야구장과 부대시설(매점, 영화관, 주차장) 운영권 전체와 광고권, 명칭사용권 등을 부여받았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홈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삼성이 건설비 500억원을 분담해 2016년 개장했다. 국비 201억원, 시비 956억원를 포함한 총 사업비는 1666억원이다. 삼성은 25년 동안 구장 무상 사용권과 관리 운영권을 갖고 매년 3억원씩 지역 기부금을 별도로 부담하고 있다. 

프로야구 kt위즈 홈구장인 수원KT위즈파크는 공사비 337억원 중 kt가 37억원을 들여 2017년 새롭게 단장한 곳이다. 수원시는 야구장을 kt 측에 장기 임대했다. 당초 25년 무상 임대할 예정이었으나 법률적인 문제로 5년 단위로 연장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kt는 구장 내 광고권, 식음료 판매권 등 수입사업권도 보장 받았다. 

올해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문을 여는 창원NC파크는 NC다이노스의 새 홈구장이다. 총 사업비 1270억원 중 NC다이노스가 100억원을 투입했다. 이외 국비 155억원, 도비 200억원, 시비 815억원이 들어갔다. NC 측은 25년간 소유권자인 창원시에 사용료를 내고 구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포항스틸야드. /사진=포항스틸러스
포항스틸야드. /사진=포항스틸러스

◆ 경기장 건설 뒤 기부채납…영구 임차한 후 이용

또 경기장 건설 사업비의 일부만 부담하지 않고 모기업이 경기장을 건설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한 뒤 구단이 영구 임차하는 사례도 있다. 기부채납이란 개발 사업자가 공공시설을 설치해 국가 혹은 공공기관에 소유권을 이전해주는 것을 뜻한다. 대신 지자체는 구단 측에 경기장을 영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권을 넘긴다. 

특히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포항스틸러스 홈구장인 포항스틸야드는 포스코가 1990년 공사비 105억원 가량을 들여 건설한 뒤 포항시에 기부채납한 곳이다. 포스코는 또 전남드래곤즈의 광양축구전용구장의 건설 비용을 부담, 지자체에 기부채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