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박정호 사장 "옥수수, 아시아의 넷플릭스 만든다"
금융투자업계, SKT 옥수수 투자자 유치 FI 가능성 커…독자 콘텐츠 개발 때문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 OTT '옥수수'. /SK브로드밴드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상파 3사와 손을 잡는다. 이를 통해 ‘아시아 넷플릭스’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과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는 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코리아 OTT 연합군’을 만드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푹’(POOQ)을 서비스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지상파 3사 합작법인) 유상증자도 참여해 지분 30%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계기로 ‘옥수수’와 ‘푹’을 합병키로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연합뉴스

◆SKT, ‘옥수수’ 투자유치·분사 추진…왜?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지난해 ‘옥수수’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복수의 투자자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옥수수를 SK브로드밴드로 분리해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실제 옥수수 분사를 위해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MNO(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4대 사업부 체제로 조직을 재편했으며, 수장인 박정호 사장은 올해부터 SK브로드밴드의 대표도 겸직한다.

SK텔레콤이 ‘옥수수’와 같은 콘텐츠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는 까닭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기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수익사업이던 무선통신 서비스의 매출은 최근 5년간(2013~2017년) 13조원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2013년 13조315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4년 13조5278억원, 2015년 13조2692억원, 2016년 13조49억원, 2017년 13조2621억원 등을 기록했다.

반면 넷플릭스의 매출은 2014년 5조9000억원에서 2017년 13조1350억원으로 2.3배가량 뛰었다. 지난해 3분기 매출도 4조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같은 기간보다 34%나 늘었다.

CJ ENM의 OTT ‘티빙’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UV(Unique Visitor, 방문이 중복되지 않은 순방문자 수)는 734만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333만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티빙’의 이같은 성장세는 ‘미스터 션샤인’, ‘백일의 낭군님’,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등 CJ ENM의 인기 콘텐츠 때문이다.

넷플릭스 역시 매출의 70~80%를 콘텐츠 제작비로 지출해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고 있다. 최소 300억원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진 ‘미스터 션샤인’ 역시 이 회사가 제작지원했다.

넷플릭스 대표 독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 /넷플릭스

◆SKT, 옥수수 독자 콘텐츠 개발…아시아 넷플릭스 도전장
 
SK텔레콤도 ‘옥수수’ 투자자 유치를 통해 ‘독자 콘텐츠’ 개발, 동남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아시아의 넷플릭스로 성장하겠다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옥수수 투자유치를 SI(전략적 투자자)보다 FI(재무적 투자자)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독자 콘텐츠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SI’는 자신들의 자본과 역량을 적극 활용해 투자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와 달리 IF는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고 차익만 노린다. 인수·합병이나 개발 비용이 부족할 때 자금을 지원해 향후 배당금 등의 형식으로 돌려받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투자유치 방향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논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박정호 사장이 강조한 것처럼 옥수수를 아시아의 넷플릭스로 만들어 한류 콘텐츠를 글로벌 무대에 진출시키고, 침체된 국내 미디어 시장을 선순환 구조로 활성화할 방침”이라며 “그 첫 시작이 ‘푹’ MOU”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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