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민은행 경영진, 허인 은행장에 사직서 일괄 제출
노조 "아직 사표 수리되지 않아 번복 가능…총파업 책임은 최고경영진"
/사진=KB국민은행 로고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KB국민은행이 총파업을 앞둔 상황에서 전(全) 경영진이 일괄 사표 제출이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노조 측은 "책임 전가 행동"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4일 "전 경영진은 8일 예정된 파업으로 인해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오늘(4일) 오후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전 경영진 "고객의 실망과 외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사표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민은행 노동조합 문훈주 본부장은 "이는 총파업을 앞두고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사의 표명이지 아직 사표 수리도 되지 않아 언제든 번복 가능 ▲이번 임단협 파행과 노사갈등을 야기시킨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은 사의 표명이 아니라 책임 조차 지지 않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문 본부장은 "힘없는 부행장 이하 임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꼬리 자르는 두 사람의 부도덕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제와 그제 현상 요구에도 사측은 전혀 응하지 않았고 8일 총파업을 기정사실화해 현재 지점장들을 불러모아 비상영업 대책을 마련하고 총파업에 직원들을 참여시키지 않을 방안들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파업을 끝까지 가게 만드는 책임은 직원들과 노동조합이 아닌 경영진,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이라는 점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지난달 27일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조정 중지와 조합원 투표 가결로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게 된 국민은행 노조는 1월 8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2000년 주택은행과 합병에 반대하는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노조는 경영성과급으로 300%를 요구한 반면 은행 측은 70%를 고수하면서 중노위 조정이 결렬됐고 이번 파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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